대검 '과학수사 우수사례'..말 바꿨지만 "여친 찔렀다" 카톡 찾아내
포항지청 형사1부(당시 부장검사 장재완)는 음주와 경제력 문제로 다투던 남편이 부인을 때려 경추 골절 상해를 입히고 바다에 빠뜨려 사망케 한 사실을 규명해 남편을 상해치사 혐의로 지난 5월27일 구속 기소했다. 이 여성은 실종된 뒤 바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는데, 경찰은 남편을 단순 폭행 혐의로 수사한 뒤 보강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수사팀은 3회에 걸친 대검 법의학 자문위원 부검 감정을 통해 부인이 생전에 머리를 맞아 치명적 상해로 사망한 사실을 알아냈다. 남편에 대한 통합심리분석에선 둔기로 부인을 폭행해 바다에 빠뜨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검찰은 블랙박스 영상 음질을 개선하고 사건 관계인들을 전면 조사해 사건의 전모를 밝혔다.
대검찰청은 이 사례를 비롯한 5건을 올해 2분기(4~6월)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당시 부장검사 한기식)는 남성이 여성의 오른쪽 가슴을 칼로 찌른 행위에 살인 의도가 있었음을 밝혀 남성을 살인미수 혐의로 지난달 10일 구속 기소했다. 여성은 남성에게 합의금 5000만원을 받은 뒤 “실수로 칼에 찔렸다”며 진술을 번복해 ‘고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 어려워졌다. 수사팀은 압수한 남성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작업해 “화가 나 칼로 찔렀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했다.
대전지검 형사1부(당시 부장검사 최영아)는 병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간호사가 평소 감정이 좋지 않던 환자의 투석기계에 이물질을 주입한 사실을 밝혀 중상해 혐의로 지난달 9일 기소했다. 경찰이 직접 증거를 찾지 못해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수사팀은 CCTV 영상에서 피의자가 기계에 부착된 필터를 탈착한 사실, 주머니에 주사기를 갖고 있던 사실, 주사기를 이용해 필터에 어떤 물질을 투입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평택지청 형사1부(당시 부장검사 유정호)는 DNA 정밀 감정을 통해 형제가 예비 신부에게 술을 먹이고 함께 성폭행한 사실을 밝혀내 준강간 혐의로 지난 4월29일 구속 기소했고, 인천지검 국제범죄수사부(당시 부장검사 장준호)는 671억원대 사기 피의자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전날 도망치자 메신저 기록, 통화 내역, 카드 사용 내역 등을 단서로 추적한 뒤 검거해 지난달 9일 구속 기소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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