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로 인한 사망과 국가유공자 인정[최영기 변호사의 알쓸신軍]

망인은 1991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재직하던 중 2010년 2월 사무실에서 근무 도중 쓰러져 이송하였으나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 유족들은 망인이 소방공무원으로서 업무수행 중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한 심근경색으로 결국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신청을 하였으나, 보훈처는 “망인의 사망이 공무수행과 관계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들의 신청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다. 그리고 이에 불복한 유족들은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유족들은 평소 골프, 수영, 마라톤 등 여러 운동을 즐길 정도로 건강했다는 점, 망인이 근무한 현장기동단은 화재, 구조, 구급 등 현장 활동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동시에 민원발급 업무까지 담당하는 부서로서 소방업무 중에서도 피로 누적 및 위험도가 가장 높은 부서라는 점, 망인이 사망한 2010년 2월 당시는 설연휴 특별 경계기간으로 다른 때보다 업무 부담이 가중되었던 시기라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보훈처의 처분 부당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반해 보훈처는 망인의 업무 부담이 특별히 중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망인이 건강검진에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도 매우 높다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았던 점을 들어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처분은 정당하다고 주장하였다.

최영기 변호사 (법무법인 승전)

법원의 판단은 국가유공자 요건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망인이 심근경색 발생의 중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흡연, 과음, 비만, 당뇨 등을 가지고 있지 않고 뚜렷한 가족력도 없었던 점, 교대제 근무로 인한 수면장애, 업무상 유해화학물질 노출 등도 심근경색의 발생에 중요한 위험인자인 점, 망인이 건강검진에서 심근경색의 위험이 있다는 판정을 받은 것은 망인이 평소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것인 점 등을 들어 유족들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망인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등 심근경색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러한 위험인자의 발생원인 자체를 망인의 직무와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해당 사례는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며, 망인의 업무 강도와 환경까지 고려하여 망인의 입장에서 질병의 발생과 악화속도 여부를 평가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결론이라고 할 것이다.

최영기 변호사 법무법인 승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