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기업들 잇달아 '비상 경영'

이성락 2022. 7. 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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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그룹 이어 포스코그룹도 비상 경영 체제 돌입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감이 커지면서 주요 기업들이 하나둘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경기 침체 우려감이 커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긴급 회의를 열고,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어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형성된 모습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지난 21일 최정우 회장 주재로 그룹 내 사장단과 전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경영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포스코그룹은 전사 차원의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발표하고, 앞으로 이러한 긴급 회의를 매 분기 개최해 수시로 경영 상황을 점검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포스코그룹이 긴장의 고삐를 죄는 이유는 경영 위기감이 고조된 탓이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현상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 코로나19 재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현 글로벌 경제 상황을 △수요 산업 부진, 재고 자산 증가 등에 따른 글로벌 시장 축소 △원자재·에너지와 금융·조달 비용 상승 △원자재·에너지 공급망 불안 등이 겹친 복합 위기 상황으로 진단했다. 이에 대응해 △적극적인 수익성 방어 △구매·생산·판매 등 각 부문의 구조 개선을 통한 원가 혁신 △해외법인 리스크 점검 △투자 계획 조정 등을 통한 재무 건전성 확보 등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기로 했다. 경영 전략팀을 중심으로 한 '전사 통합 위기 대응팀'도 가동한다.

최정우 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 위축, 비용 상승, 공급망 위기 등 복합적인 경제 충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지금 즉시 그룹 차원의 비상 경영에 돌입한다"며 "그룹의 신성장 사업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중단없이 추진 속도를 높여야 하고, 위기일수록 방어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오히려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제고하고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긴급 대책을 수립하고 나선 기업은 포스코그룹뿐만이 아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지난 20일 권오갑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열고 리스크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1일 최정우 회장 주재로 그룹 경영 회의를 개최하고, 앞으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3월에도 사장단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권오갑 회장은 조선해양·에너지·건설기계·일렉트릭 등 계열사별로 워스트 시나리오에 대비한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권오갑 회장은 "하나의 변수가 아닌 안팎의 악재가 겹치는 복합 위기가 현실화됐다. 각사에서는 경영 전략을 수시로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이를 전면 재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위기 속에서 도약하는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실력을 갖춘 기업"이라고 말했다.

국내 5대 그룹을 살펴보더라도 빠짐없이 비상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상태다.

삼성은 지난달, 2019년 이후 약 3년 만에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럽 출장이 끝난 직후 열린 회의는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위기감에 따라 개최된 것으로, 대표이사인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미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전략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4년 만에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주재로 지난달 확대경영회의를 개최, 위기 극복을 위해선 파이낸셜 스토리 등 경영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음 달 이천포럼에서 경영 시스템 개선을 비롯한 경영 전략을 다시금 논의할 예정이다. LG그룹의 경우에는 구광모 회장 주재로 3년 만에 상반기 사업보고회를 열고 대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전략을 재정비했다.

이외에도 롯데그룹은 지난 14일 '복합 경제 위기 관련 해법 마련'이라는 주제로 하반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 옛 사장단 회의)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그룹 경영진 80여 명은 시장 급변에 따른 위기 대응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각 사업군의 중장기 전략 및 과제를 중점 논의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내부에선 '비상 경영'이 이제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일반적인 상황으로 여겨진다"며 "대책을 수립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 변수가 많아 악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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