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게임체인저' 하이마스 추가 요청에 복잡해지는 美의 셈법

미, 우크라 지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확전 가능성 우려
바이든 "러 본토 타격할 수 있는 로켓 우크라에 지원하지 않을 것"

모로코 남동부에서 발사된 미국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는 고기동 다연장 로켓 발사기(HIMARS·하이마스) 등을 미국에 추가로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사정거리가 긴 하이마스와 같은 무기를 과도하게 지원할 경우 전쟁이 확대될 수 있어 추가 지원에 대해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하이마스를 지원받고 전장에서 효율적으로 러시아군의 공세에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단 드미트루크 우크라이나 제93 기계화 여단 대대 사령관은 하이마스로 하르키우의 남동쪽에 위치한 이지움의 적 탄약고를 공격한 결과 러시아군의 포격이 10배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루크는 자신의 대대를 예시로 들면서 사상자가 3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극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루크는 러시아가 하이마스의 사정거리를 피해 보급품을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으며,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이마스는 미 육군의 신형 중형 전술차량 5톤 트럭에 6발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하이마스는 러시아군의 주력 다연장로켓보다 사거리가 길고 정밀도도 높은 미사일 무기 체계로 알려져 있어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하이마스를 이용해 러시아의 지휘소를 비롯해 탄약고를 타격해 보급선을 파괴했다.

러시아군은 이러한 하이마스를 눈엣가시처럼 여겼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군에 명령을 내려 하이마스를 우선으로 겨냥해 공격할 것을 주문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서방에게 하이마스와 같은 고기능의 장거리 무기를 더 지원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19일 "효과적인 반격을 위해선 (하이마스) 100문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미국의 셈법은 복잡하다. 미국 행정부와 군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면서도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직접적인 충돌이 일어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고 싶어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가 현재 지원받고 있는 하이마스에 탑재하는 미사일은 사거리가 약 70km이다. 하지만 미국은 더 강력한 에이타킴스(ATACMS)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지 않다. 에이타킴스는 사거리가 300km에 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3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하며 취재진을 만나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도달이 가능한 로켓은 보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2.05.30/뉴스1©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즉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말 하이마스를 제공하겠다는 결정르 내리면서 기자들에게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로켓 시스템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국방부 또한 우크라이나에 사정거리가 더 긴 에이타킴스 미사일을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 답을 회피해왔다.

미국은 더 강력한 미사일을 섣부르게 지원하기보다는 우크라이나가 하이마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조심스럽게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제한된 지원에 초조해하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 입장에서 이 같은 결정 과정은 마치 컴퓨터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 같다"며 심경을 표현했다.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현재 보유 중인 에이타킴스 비축량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사용 가능한 에아타킴스를 1000~3000발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미 국방부는 구체적인 보유량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