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서머스 vs 옐런..美 경제침체 두고 맞붙은 前·現 경제수장

이용성 기자 2022. 7. 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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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스 "경기 연착륙 가능성 거의 없다" 경고
옐런 "강력한 고용 받쳐주는 한 큰 문제 없다"

미국의 전·현직 경제수장이 경기침체(Recession)를 두고 엇갈린 진단을 내놨다. 통상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침체로 간주된다.

재닛 옐런(왼쪽) 미국 재무장관과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트위터 캡처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역임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 있다는 징후가 없다고 한 반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전에 이런 상황이었을 때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컸다”고 단언했다.

옐런은 이날 NBC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나와 “경기침체는 경제 전반이 취약해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상황을 겪고 있지 않다”며 6월에만 37만2000개의 일자리가 생겨 넉달 연속 35만개를 넘기고 실업률은 3.6%를 유지하는 등 고용시장과 소비자 지출이 견조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옐런은 그러면서도 “우린 성장이 둔화하는 전환기에 있다”며 “경기침체를 확실히 피할 거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노동시장을 강하게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한 서머스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에 대해 “매우 희박하다”며 “이전에 이런 상황이었을 때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플레이션이 높고 고용이 낮을 때 경기침체가 항상 뒤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 관리들이 40년만에 최고치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서는 한 번에 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서머스는 이와 함께 의회가 세금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서머스는 얼마 전부터 부유세 부과 등 세금을 올려 수요의 일부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해 수입품에 대한 관세 철폐, 의약품 가격 인하, 에너지 정책 개선, 재정적자 감소 등이 미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유대계 미국인인 서머스는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석좌교수와 함께 미국 경제학계가 배출한 ‘3대 수퍼스타’로 불린다. 16세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조기 입학했고, 27세에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이듬해인 1983년 하버드대 역사상 최연소 종신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역임했다. 재무장관 시절에는 금융권 규제 완화와 자본 확충 등에 주력했고, NEC 위원장 시절에는 자동차 산업 지원 정책을 펼쳐 죽어가던 미국 자동차 기업 GM과 크라이슬러를 살려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서머스는 지난해 2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한 세대 동안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한 게 시작이었다. 지난해 1월과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1.4%와 1.7%. 여전히 저물가였다. 그럼에도 서머스는 친정인 바이든 행정부의 돈 풀기를 대놓고 비판하며 물가 경고의 선봉에 섰다. 그 과정에서 크루그먼 같은 민주당 성향 인사에게서 ‘바보’ ‘정치꾼’ 조롱까지 들었다.

그런데 “결국 서머스가 맞았다”는 말이 요즘 미국 월가와 학계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닛 옐런 재무장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을 제쳐두고 서머스와 통화한 사실까지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최악이다. 급한 마음에 자신을 1년6개월 동안 비판한 서머스에게 이례적으로 자문을 구한 것. 월가의 한 채권 어드바이저는 “이제 서머스의 언급은 챙겨서 볼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연준은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확정한다. 물가를 잡기 위해 전달처럼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게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28일엔 상무부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치를 내놓는다. 미국의 GDP 증가율은 지난 1분기 연율로 -1.6%를 기록했다. 2분기엔 로이터 집계론 0.4% 증가,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성장률 전망 모델론 -1.6%(계절 조정 기준)를 나타낼 걸로 파악되는 등 저조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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