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VS. 비상경영'.. 조선·철강, 가격 협상 더 치열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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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위기감 속에서 조선업계에 이어 철강업계도 잇달아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있다.
조선·철강업계가 반기마다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을 두고 벌이는 협상 역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조선·철강업계 대표 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나서면서, 불확실성 축소를 위해 빠르게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던 후판 가격 협상도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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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위기감 속에서 조선업계에 이어 철강업계도 잇달아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있다. 조선·철강업계가 반기마다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을 두고 벌이는 협상 역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수입산 후판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양측의 협상 결과는 ‘인하’에 무게가 실린다.
25일 조선·철강업계에 따르면 POSCO홀딩스는 지난 21일 그룹 내 사장단과 전체 임원이 참석한 ‘그룹경영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3조원으로 역대 최고치였으나,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8.7% 줄어든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수요 부진과 원자재 공급망 불안 등 복합 위기 상황이라며 핵심사업인 철강사업(포스코)은 비상 판매체제로 운영해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분기마다 조(兆) 단위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비상경영 발표 시점이 이르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글로벌 상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더 컸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 7일부터 ‘비상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파업이 51일 만에 마무리됐으나, 불법 점거로 인한 공정 지연을 만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하계휴가 기간이지만, 생산직 80%가량이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권오갑 회장 주재로 전체 사장단 회의를 지난 4월과 이달 재차 열면서 위기 상황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강조했다.
조선·철강업계 대표 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나서면서, 불확실성 축소를 위해 빠르게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던 후판 가격 협상도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핵심 자재다.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조선·철강업계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차례에 걸쳐 후판 가격을 톤(t)당 70만원가량 인상했다. 이에 후판 가격이 2020년 하반기와 비교해 2배 넘게 뛰었다.
후판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적자를 떠안았던 조선업계는 최근 철광석과 원료탄(석탄) 가격이 하락한 만큼 올해 하반기 가격은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2분기 t당 160달러에서 이달엔 100달러 안팎으로 3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원료탄 가격은 66% 하락한 t당 226달러 수준이다. 철강업계는 앞서 후판 가격 인상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최소 ‘가격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조선·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이 수입산 제품 가격 추세에 따랐던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인하 가능성이 크다. 수입산 조선용 후판 가격은 유통가 기준 현재 t당 108만원 수준으로 지난 4월 최고가 137만원보다 21.2% 내렸다. 국내산 제품과의 가격 격차도 t당 8만원에서 t당 15만원으로 벌어졌다. 올해 상반기 후판 수입량도 일본산 55만t, 중국산 31만t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40%, 189% 많다.
후판 가격 인하에 합의하면 조선업계는 과거(2019년~2020년 상반기) 수주 부진에 따른 여파와 원자재 비용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털어낼 수 있다. 다만 포스코가 수익성을 강조하면서 공급량 감축 등의 전략을 내세울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과 철강은 서로에게 아주 소중한 파트너”라며 “원자재 시황 등을 반영한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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