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 천하'에 도전장 낸 오뚜기와 하림, 즉석밥 시장판도 바꿀까
7월 현재 시장에는 CJ제일제당 '햇반' '햇반솥반' 외에도 오뚜기 '오뚜기밥' '식감만족', 동원F&B '쎈쿡', 하림 'The미식(더미식)', 풀무원 올가홀푸드 '닥터키친밥' 같은 즉석밥 제품군이 나와 있다.
간편함과 신속함으로 인기
그 뒤를 추격하는 건 시장점유율 30.7%의 오뚜기다. 오뚜기는 2004년 즉석밥 시장에 진출했다. 오뚜기밥 매출은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2016년 9월에는 컵밥 제품을 론칭했다. 2020년 7월 "컵밥의 밥을 늘려달라"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즉석밥 전제품 23종의 밥 양을 20% 늘리기도 했다. 그 결과 전년 동기 대비(2019년 7월~2020년 4월) 매출이 20% 성장하기도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즉석조리식품)에 따르면 소비자가 즉석밥을 구입하는 주된 이유는 '조리 및 취식의 간편성'(26.2%)과 '빠른 취식'(25.2%) 등 신속성이었다.
즉석밥 구매자는 주말보다 주중에, 점심 또는 저녁 식사용으로 취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즉석밥을 월 1회(24.3%) 또는 주 1회(21.2%) 구입하고 있으며, 평균 한 번에 약 5개를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조사에서는 10명 중 4명이 주 1회 이상 즉석밥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즉석밥은 더는 비상식이 아닌 일상식으로 인식되고 있어 구입 용이성이 중요해졌다"며 "익숙하고 유명한 제품을 반복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후발주자 오뚜기와 하림
편의점 점주는 "아파트 단지 안이라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즉석밥을 많이 사간다. 원래는 많이 들여놓지 않았는데 매주 꾸준히 나가는 걸 보고 발주량을 늘렸다. 흰밥이 제일 많이 나가고 발아현미밥도 꾸준히 나간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오뚜기밥'에 이어 7월 6일 밥의 식감을 다양화한 즉석밥 신제품 '식감만족'을 내놨다. 백미밥 2종과 잡곡밥 2종으로 출시했으며, 곡물 종류에 따라 분류되는 기존 제품과 달리 식감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 특징. 진밥과 된밥으로 갈리는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찰기 가득 진밥' '고슬고슬 된밥' '찰진 흑미잡곡밥' '부드러운 현미잡곡밥' 등으로 구성했다.
오뚜기 식감만족 시리즈 210g의 가격은 오뚜기몰 기준가로 했을 때 오뚜기밥 210g(1380원)보다 다소 비쌌다(1480~1880원). 오뚜기 관계자는 "기존 라인업과 달리 식감만족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식감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든 게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다양해진 즉석밥 시장
과거 편의점 CU와 쇼핑몰 11번가 등도 자체 브랜드 '헤이루(HEYROO)'와 '갓반' 즉석밥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노브랜드와 홈플러스, 그리고 과거 판매된 CU와 11번가 즉석밥의 제조원은 모두 식품제조기업 ㈜시아스로 동일하다. ㈜시아스에서도 자사 브랜드 즉석밥이 나온다.
하림이 5월 16일 'The미식' 즉석밥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21년 '순수한밥'을 출시하고 브랜드 리뉴얼을 한 하림은 전북 익산시에 4500억 원을 투입해 12만3400㎡(약 3만6500평) 규모의 푸드콤플렉스(퍼스트키친) 공장을 준공했다. 'The미식'은 보존료나 산도조절제 같은 첨가물을 넣지 않고 100% 쌀, 물로만 지은 밥과 국내산 재료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다만 다른 즉석밥에 비해 고가인 점은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 끼를 먹더라도 건강에 신경 쓰는 분위기라 '1위를 하겠다'가 아닌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프리미엄 라인업을 고수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며 "다만 소비자가 즉석밥을 고를 때 더 익숙한 제품,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선택하는 걸 고려하면 후발 주자는 단가나 할인 정책에서 차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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