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조인데, 상표권은 다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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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교육방송(EBS)의 인기 캐릭터 '펭수'의 상표권을 제3자가 출원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해당 업체의 연락처를 알아내 항의했으나 돌아오는 답은 '이미 상표출원을 했다. 나는 그 이름을 가진 베이커리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오히려 자신에게 상호를 바꾸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만약 내 권리를 되찾고 싶다면 상표 출원 이의신청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핵심은 상표 출원을 한지 30일 이내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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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에이앤랩 신상민 변호사] 2019년 교육방송(EBS)의 인기 캐릭터 ‘펭수’의 상표권을 제3자가 출원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펭수 상표를 출원한 이들은 EBS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지만, 펭수가 널리 알려지게 되자 이를 선점해 이득을 취하려던 것으로 추정된다. EBS가 뒤늦게 상표를 출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일각에서는 상표를 뺏기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나왔다. 다행스럽게도 제3자가 낸 상표출원은 모두 기각됐고, EBS의 출원만 인정됐다.
최근 유사한 사건으로 한 의뢰인이 회사를 찾아왔다. 서울 모처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던 분이었는데, 오프라인 마케팅만 하고 온라인 마케팅은 일절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손님으로부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자신의 상호가 노출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게 됐다고 한다.
의뢰인은 처음에는 ‘온라인 홍보는 전혀하지 않는데 손님이 대신 홍보를 해주는 것인가?’라고 생각을 했으나 실제 광고물을 보고는 두 눈을 의심했다. 자신과 동일한 상호를 쓰는 다른 업체가 옆 동네에서 개업했다고 홍보하는 게시물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의 연락처를 알아내 항의했으나 돌아오는 답은 ‘이미 상표출원을 했다. 나는 그 이름을 가진 베이커리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오히려 자신에게 상호를 바꾸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상표법은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상표법상 선출원주의는 상표 출원일을 기준으로 제일 먼저 출원한 자만이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먼저 등록한 사람이 상표의 주인이 된다는 얘기다. 상표법에 따르면 우리 의뢰인은 ‘상표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잘못’ 하나로 몇 년간 잘 사용해왔던 상표를 뺏기게 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상표법이 그리 허술하게 만들어지지 않았기에 이러한 경우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있다. 상표법은 특정 요건을 갖춰 상표를 사용하는 ‘선의의 선사용자’를 보호하고 있다. 즉, 상표 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 등록 상표가 출원되기 전부터 부정 경쟁의 목적 없이 사용한 결과 ①해당 분야(소비자, 시장·업계)에서 잘 알려져 있거나 ②‘상호’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선의의 선사용권자로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상호란 영업활동에 자신을 표시하는데 쓰는 명칭을 말하는데, 일반적인 경우엔 인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 만약 내 권리를 되찾고 싶다면 상표 출원 이의신청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이 출원한 상표가 사실은 내가 먼저 사용하고 있었다’는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는 사유를 주장하며 상표 등록의 거절 결정을 요구할 수 있다.
핵심은 상표 출원을 한지 30일 이내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기를 놓친다면 상표 등록 무효 심판 혹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주장할 수 있다(혹은 같이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데 있어 상표는 떼놓을 수 없는 아주 귀중한 지적재산권인 만큼 사업 초기부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해 내 권리를 침해당했다면 변호사를 선임해 합의를 도출하거나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고 내용은 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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