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도입'한다고?..용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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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철인 올해 봄부터 최근까지 전국 농촌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내놓은 계획들이다.
따라서 지자체들은 공문에 나온 용어 그대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계획을 세워 법무부에 통보한다.
안동에 사는 40대 주민 A씨는 "아무리 우리 말을 모르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라도 물건처럼 우리나라에 들여왔다고 표현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치, 입국 등 사람을 상대로 하는 말이 있는데 굳이 도입이란 말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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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추진… '도입' 재개… '도입' 협약… '도입' 지원… '도입' 확대…
영농철인 올해 봄부터 최근까지 전국 농촌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내놓은 계획들이다.
영농철을 맞아 저마다 짧은 기간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인다는 내용인데 거의 예외 없이 '도입'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권위 있는 한 국어사전을 보면 도입(導入)이라는 낱말을 '기술, 방법, 물자 따위를 끌어들임'이라고 풀이한다.
또 다른 풀이로는 '문예 창작이나 학습 활동에서 전체의 개관, 방향의 제시, 방법이나 준비 따위를 미리 알리거나 암시하는 일. 또는 그 단계'가 있다.
소설의 '도입' 부분이 그 예다.
도입의 순우리말은 '들여오다'로 이 역시 '사람이 물자나 기술을 가져오거나 사 오다'로 풀이돼 있다.
우리말 사전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아직은 '도입(導入)'이란 말을 '근로자' 등 사람을 대상으로 쓰는 사례는 없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
그럼에도 행정기관이 사람을 상대로 이 말을 쓰는 것은 중앙정부가 그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지자체의 설명이다.
25일 경북의 한 지자체에 따르면 법무부는 부정기적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 기본 계획이라는 공문을 보내오고 있다.
해당 공문에는 지자체별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돼 있다.
따라서 지자체들은 공문에 나온 용어 그대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계획을 세워 법무부에 통보한다.
그 뒤 해당 계획이 확정되면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을 통해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정부가 쓰는 용어와 다르게 문서를 작성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냥 '도입'이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해당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동에 사는 40대 주민 A씨는 "아무리 우리 말을 모르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라도 물건처럼 우리나라에 들여왔다고 표현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치, 입국 등 사람을 상대로 하는 말이 있는데 굳이 도입이란 말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외국인 인권단체 관계자는 "정부 부처와 지자체, 언론 등이 인권 감수성을 키워 외국인 근로자 인권을 침해하는 말을 삼가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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