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가 부른 휴가대란.."英 도버해협 건너는데 최소 6시간"

이용성 기자 2022. 7. 2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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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여파로 영국의 도버항에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BBC와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EU의 새 출입국 제도에 따라 올해 말부터 지문이나 안면 인식 등의 생체 검사가 도입된다면 영국 국경, 특히 도버항에서 더 많은 혼란과 지연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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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여파로 영국의 도버항에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BBC와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4일(현지 시각) 영국 도버항에서 프랑스 쪽으로 건너가기 위해 몰려든 차량들. /

여름휴가철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유럽 대륙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이 EU 회원국이던 시절보다 통관 절차에 들어가는 시간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EU의 새 출입국 제도에 따라 올해 말부터 지문이나 안면 인식 등의 생체 검사가 도입된다면 영국 국경, 특히 도버항에서 더 많은 혼란과 지연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BBC는 이날 “유럽으로 휴가를 떠나려는 여행객들은 오늘도 도버항까지 이어진 긴 차량 행렬에 완전히 갇혔다”며 “대부분 3~4시간 이상을 도로에서 대기했고, 일부 트럭 운전사는 도버항 외곽 지역에서 18시간 이상 줄을 서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에서 차량을 이용해 프랑스로 가려면 도버항에서 페리에 차량을 싣고 34㎞ 거리의 도버해협을 건너야 한다. 영국 초·중·고는 22일 본격적인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AFP통신도 “22일 오전부터 프랑스로 가려는 승용차와 트럭, 캠핑카 등이 한꺼번에 몰렸다”며 “도버항 인근 8개 차로가 300m가량 차량으로 꽉 찼고, 도버 시내까지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한 승객은 트위터를 통해 “한 시간에 50m씩 움직이고 있다. 이런 속도라면 항구까지 34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분노했다. 페리 운영사 P&O는 승객들에게 보안 검사까지 통과하려면 최소 6시간이 걸리니 음식과 물을 챙겨오라고 당부했다.

영국 총리 경선 최종 후보인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은 “국경 지대에 프랑스 인력이 부족하다”며 프랑스를 향해 한 목소리를 냈다. 반면 프랑스 측은 근본적인 원인은 브렉시트에 있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땅에서 영국 입국 심사를 하는 칼레항 지역을 지역구로 둔 피에르 앙리 뒤몽 의원은 “브렉시트 때문에 영국과 프랑스가 모두 항구에서 검문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국경을 통과하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한 것은 2020년 12월이지만, 코로나 여파로 해외여행을 주저하던 영국인들이 올여름 본격적으로 여행길에 나선 것이다.

영국 정부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는 주장도 있다. 도버항 운영사인 도버 하버 보드는 브렉시트 이후를 대비해 정부에 3300만파운드(약 520억원)를 투자해 시설을 확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는 0.1%인 3만3000파운드(약 5200만원)만 지원했다. 주프랑스 영국 대사를 지낸 피터 리케츠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도버항의 여름 대혼란은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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