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안내문·곰팡이 득실..軍 간부도 숙소 탈출해 월세살이

충남 계룡대 간부 숙소 모습 /사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충남 계룡대에서 생활했던 군 간부가 열악한 숙소 환경 실태를 폭로했다.

지난 24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25년이 지난 숙소 안내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계룡대에서 근무했던 초급 간부라고 소개한 A씨는 "제가 살았던 숙소 사진이다. 이런 숙소에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을 지낸다"며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숙소 모습은 한 눈에 봐도 낡고 허름한 모습이다. 이중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숙소 생활 시 내부 규칙을 적어 놓은 안내문이다. 게시일이 1997년 3월로 쓰여 있다.

A씨는 "지내는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었지만 숙소에 들어와 살며 기관지염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잖이 봤다"며 "사람이 지내지 못할만한 숙소를 줘놓고 '리모델링을 조속히 시행하겠다'는 말만 몇 년째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간부들은 이런 숙소에서 지내다 못해 개인이 원룸을 구해 나가 사는 실정"이라며 "숙소에서 나간 인원들은 한 달에 40만원 넘는 금액을 지불하며 밖에서 지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인에게 지급되는 주택 수당은 월 8만원"이라며 "좁은 화장실을 4명이 써야 하고 곰팡이가 가득한 옷장에 옷을 수납하고, 숙소 또한 전혀 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A씨는 "병사들의 병영시설도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저희 초급 간부들의 숙소 또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부가 2018년 전국 군 간부 숙소 17만 호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건물 상태가 '심각'에 해당하는 곳은 무려 6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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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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