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오차이 딛고 해외서 잘나가는 '김치'

한영선 기자 2022. 7. 2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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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세계인들이 환호하는 K-김치.. 정작 한국 식당엔 중국산 ②] 한국 김치에 반한 외국인들

[편집자주]K-푸드의 대표 주자 '김치'가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금액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하며 수입액을 넘어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수출이 크게 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에선 현지인들이 김치를 찾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하지만 정작 국내 식당가에선 여전히 중국산 김치가 많이 유통된다. 극복하기 어려운 가격 차이 때문이다. 논란은 있지만 한국 김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리적 표시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슈퍼푸드 김치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산 김치는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며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지켰다. 대상 종가집이 세계김치연구소,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제작한 김치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사진=대상
◆기사 게재 순서
①'알몸 절임' 쇼크 잊었나… 한국 식당선 여전히 중국산 김치
②中 파오차이 딛고 해외서 잘나가는 '김치'
③태극마크 김치에 중국산 고춧가루?
한국의 김치는 "파오차이(泡菜·절임채소)를 베꼈다"는 중국인들의 황당한 주장 속에서도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며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지켰다. 대상,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에서 K-김치 자존심을 뽐내며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슈퍼푸드 '김치', 지난해 날았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후 전 세계적으로 김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베트남 매장 내 비비고 김치 판매 코너. /사진=CJ제일제당
전 세계적으로 김치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출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후 수출량은 큰 폭으로 늘었다. 실제 세계김치연구소가 한국무역통계진흥원 무역통계서비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한해 한국산 김치 수출량은 3억9748만톤으로 전년(2억9628만톤)보다 34.16% 급증했다. 이어 2021년에도 한 해 전에 비해 7.00% 증가한 총 4억2532만톤을 수출했다.

수출액도 지난해 1억5992만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동시에 수입액(1억4074만달러)을 넘어서는 기록을 달성했다. 김치의 연간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09년(2305만달러) 이후 12년 만이다. 수출 대상국도 2011년 61개국에서 지난해 89개국으로 확대됐다. 김재형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대한민국 위상을 확인하게 됐다"며 "김치는 한국의 수요처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치 수요가 늘어난 요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면역 식품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박기환 농산업혁신연구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치 수출량은 2010~2019년 사이 3만톤 미만에서 증감을 반복하다가 코로나19 이후 김치의 면역력 기능성 등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수출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 만드는 김치는 인증 절차가 엄격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을 받아야 수출할 수 있다. 김재형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해썹 공정을 거쳐 안전하면서도 깨끗하고 품질 높은 김치가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을 수 있다"며 "원재료의 제조부터 포장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문제가 될만한 위해 요소를 파악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데는 K-팝 등 한류 영향도 크다는 의견이다.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김치를 먹는 모습을 접한 서양인들이 호기심 느끼며 김치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시행한 '2021년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김치는 한식을 먹어본 외국인들이 가장 자주 먹는 메뉴와 가장 선호하는 메뉴 2위로 지목됐다.


현지인들이 찾는 K-김치, 미국서 가파른 성장세


한국산 김치는 미국에서 성장세가 가파르다. 표는 2018~2021년 김치 수출입 실적.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한국산 김치는 미국에서 유독 성장세가 가파르다. 농식품부와 세계김치연구소에 따르면 2020~2012년 사이만 해도 전체 김치 수출액에서 일본 비중은 80% 안팎이었다. 2020년엔 일본(7110만달러)과 기타 국가(7341만달러)의 수출액이 역전되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대일본 수출액 규모는 8010만달러로 전년대비 12.7% 성장했고 미국(2830만달러, 22.5%) 유럽연합(EU)·영국(1470만달러, 24.9%) 등의 경우 20%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미 수출액의 경우 2011년에 비해 10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워싱턴 D.C. 의회의 경우 지난 6월 한국이 김치 종주국임을 명시한 김치의 날(11월 22일)을 제정하기도 했다.

대상의 종가집 김치는 미주와 유럽, 대만과 홍콩 등을 비롯한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대상 종가집 수출용 맛 김치. /사진=대상
최근 대상(종가집) CJ제일제당(비비고) 풀무원 등 국내 대기업들은 세계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대상의 종가집 김치는 미주와 유럽, 대만과 홍콩 등을 비롯한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진출했다. 일본에선 수출 물량의 90%를,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의 경우 80% 이상을 현지인들이 소비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김치 수출 상승세는 국내 대표 포장김치 브랜드인 종가집이 견인하고 있다. 종가집 김치 수출액은 2016년 2900만달러에서 지난해 6700만달러로 131% 이상 증가했다. 국내 총 김치 수출액 중 종가집 김치 비중은 42%에 달한다. 대상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지난 3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리스(LA)에 대규모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1만㎡ 규모로 연간 2000톤의 김치를 생산할 수 있다. 대상은 자동화 설비와 시설 등을 확충, 2025년까지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CJ제일제당의 김치 수출 규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에 수출되고 있는 비비고 제품.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도 미국, 일본, EU 등에 비비고 김치를 수출하고 있다. 수출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로의 수출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40% 가량 늘었다"며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부터는 소용량 편의형 용기 제품의 포장 용기를 적용한 비비고 단지 김치로 리뉴얼해 수출하고 있다.
풀무원은 국내에서 김치를 생산해 해외로 수출한다. 미국 월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풀무원 김치. /사진=풀무원
풀무원도 미국, 호주, 동남아 등으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현지 생산 위주의 업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국내에서 김치를 생산, 납품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전북 익산에 위치한 글로벌 김치 공장에서 김치를 생산해 수출함으로써 한국 고유의 김치를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엔 김치를 찾는 수요가 교포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김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인증된 자료를 만들어 홍보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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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선 기자 youngs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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