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이제 하고 싶은 일 다 해볼 수 있게 됐다"[만났습니다]

양희동 2022. 7. 2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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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와의 동행' 경제 취약계층 복지 사각지대 해소
'하후상박' 차등 혜택..양극화 해소 통해 소비 진작
대중교통 요금 인상 억제..'법인택시 리스제' 도입
"정당은 원래 시끌벅적..尹대통령 지지율 올라갈 것"

[대담=김성곤 이데일리 사회부장·정리=양희동 기자] 우리나라 첫 ‘4선’ 광역자치단체장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8기 시정에 대해 “이제 하고 싶은 일을 다 시도해 볼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 4월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서울시의회로 인해, 자신의 뜻대로 시정을 펼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번 임기 ‘약자와의 동행’을 핵심 의제로 삼고, 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한 안심소득 등 선별복지 추진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하후상박’ 차등 혜택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양극화 해소와 소비 진작까지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또 임기 중 서울시 및 투자출연기관 인력을 동결하고, 부서 간 업무 통·폐합 또는 재조정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서울 대중교통 요금은 인상을 억제하고, 심야 택시대란은 ‘법인택시 리스제’ 도입을 통해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리스제는 법인에 소속되지 않는 기사들에게 면허를 대여해주는 제도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대해선 국회가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쳤고 이달 말 부처 업무보고가 끝나면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서울시의회는 그동안 민주당 주도였는데, 민선 8기엔 국민의힘 우위로 환경이 달라졌다.

-아직은 실감이 안 나지만 지난해엔 스스로 자기검열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언감생심 시작해봐야 시의회에서 100% 부결될 것 같아 시작도 안 했다.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다 시도해 볼 수 있게 돼 그것만 해도 큰 차이다.

△‘안심소득’을 유독 강조하고 있는데.

-첫째는 복지 사각지대가 사라진다. 기초 수급자(40만~50만명)와 비슷한 소득 수준인 80만~90만명이 지금은 혜택을 못 받고 있지만, 안심소득을 적용하면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둘째는 ‘하후상박’이 분명하기 때문에 양극화 해소에 분명한 효과가 있다. 셋째로 소비 진작에 아주 확실한 과학적인 근거 있는 효과가 있다. 일례로 재난지원금을 모든 시민에게 나눠준 결과 소비 진작 효과는 30%에 그쳤다. 중위소득 100% 기준으로 가운데를 잘라 그 밑으로만 지원금을 줬을 때는 소비 진작 효과가 70%(우석진 명지대 교수·이수형 서울대 교수 ‘코로나19에 따른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의 소비효과’)다. 이들 세 가지 외에도 가장 강력한 효과는 근로 의욕을 고취한다는 점이다. 안심소득은 기존 제도와 달리 일을 해도 복지에서 탈락하지 않는다. 인간의 이기심에 호소하는 근로 요인이기 때문에 3년 정도 충분히 실험하면 그 수치가 100%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약자와의 동행’을 진보진영의 어젠다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약자의 동행에서 약자는 경제적 취약계층을 말한다. 기준을 단순화시키면 정책 효과가 직접적이다. 복지 체제가 고도화될수록 관련 공무원이 늘어나고 조직이 커지고, 중간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반면 안심소득은 소득만 파악하면 끝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면 된다.

△중산층 등 다른 계층에서 불만이 나올 수 있는데?

-한강변에 산책로와 자전거 길을 만들면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즐길 수 있다. 서울 근처 산에 둘레길을 만들어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시 예산은 모두가 혜택을 보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들어간다. 약자와의 동행은 그분들을 좀 더 보듬겠다는 것이다.

△고물가에 따른 대중교통요금 인상 우려와 심야 택시대란 등의 해결책은?

-코로나로 그동안 기능을 축소했던 대중교통 부분을 다 원상회복 시켰다. 지금 물가가 올라가서 대중교통이나 택시비를 올리면 안된다. 택시는 현재 일할 수 있는 분들이 더 돈 벌 수 있는 곳(배달 등)으로 갔다. 국토교통부가 심야 할증제도 도입을 발표했고, 더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리스제다. 리스제는 당정 협의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했고 확실히 도와주겠다고 답변을 받았다.

△코로나 재유행에 대한 서울시의 향후 대처는?

-큰 틀에서 원칙은 두 가지다. 하나는 중앙정부와 절대 ‘2인 3각’의 완벽한 호흡을 맞추겠다는 것이고 문재인 정부 때도 실천했다. 여야 구분없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그런 원칙은 반드시 지키는 게 정치 철학이다. 둘째는 대형 집회 등에서 스스로 솔선수범해 거리두기를 하겠지만, 경제적 마이너스 효과를 경험한 영업 제한은 안 하겠다. 광화문 광장 개장 행사(8월 6일)에 1000명을 초대하려고 했는데 600명으로 줄이는 등 경제 효과와 무관한 부분을 축소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낮다. 당원으로서 조언한다면?

-지자체장 하기 전에 국회의원도 하고 정당 소속으로 정치도 했지만, 정당은 늘 시끌벅적하게 흘러간다. 다만, 집권 초기라 좀 더 일사불란하게 당정이 새 정부 비전을 향해 호흡 맞춰 일하는 모습이 더 바람직하다. 집권 초기 조금 흔들림이 있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새로운 리더십의 틀이 잡혀가고 있다. 국회 상임위가 구성됐으니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일하는 시기로 기대가 크다. 이달 말까지 대부분 부처들의 보고를 받고 나면, 그때부터 신발끈 동여매고 뛰는거다. 지지율은 올라갈 일만 남았다.

△정부의 법인세 등 세금 감면 계획에 의견은?

-법인세를 25%에서 22%로 낮추는데 싱가포르는 17%다. 더 내려야한다. 홍콩은 보안법 때문에 탈출하는 기업이 많은데 거의 싱가포르로 간다. 유럽이나 미국 기업도 아시아 본부는 전부 싱가포르에 만든다. 법인세를 많이 받으면 세금이 늘어난다고 여기지만, 법인세를 줄여 기업 숫자가 늘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법인세는 더 줄여야하고 서울시도 계속 그런 입장을 유지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

△1961년 서울 출생 △고려대 법대 학사·석사·박사 △16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특임교수 △33·34·38·39대 서울시장

양희동 (easts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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