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험관 아기의 탄생..신의 영역에서 과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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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오늘 영국 북서부 도시 올덤(Oldham)의 한 병원에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체중 2.6㎏의 여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루이즈 브라운이란 이름의 이 아이는 세계 최초로 시험관을 통해 태어난 아기였는데요.
지난 4월 별세한 장윤석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서울대병원 시험관아기클리닉을 찾아 불임검사를 받은 끝에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은 결혼 4년 차 부부를 대상으로 시술해 쌍둥이를 태어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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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1978년 오늘 영국 북서부 도시 올덤(Oldham)의 한 병원에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체중 2.6㎏의 여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루이즈 브라운이란 이름의 이 아이는 세계 최초로 시험관을 통해 태어난 아기였는데요.
이날로 인간은 남녀의 성관계를 통해서만 태어날 수 있다는 기존 상식이 완전히 뒤집혔죠.
시험관에서 수정된 게 아니었다고?
루이즈의 어머니 레슬리 브라운은 나팔관 유착으로 배란된 난자가 이동하지 못하는 불임 상태였습니다.
오랫동안 체외수정을 연구한 영국의 생리의학자 로버트 에드워즈(1925∼2013) 박사와 산부인과 수술 전문 외과의사 패트릭 스텝토(1913∼1988) 박사는 1977년 브라운 부부와 역사적인 시도에 나섰는데요.
레슬리의 난소에서 꺼낸 난자와 남편의 정자를 체외에서 수정시켜 48시간 뒤 자궁에 착상시키는 데 성공했죠.
이 과정에서 간호사이자 배아배양사 진 퍼디는 체외 수정한 배아가 성공적으로 세포 분열하는 모습을 가장 먼저 지켜보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죠.
그리고 마침내 분만 예정일을 3주 앞두고 제왕절개를 통해 루이즈가 태어났습니다.
언론은 '시험관 아기'(test-tube baby)가 태어났다고 대서특필했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루이즈는 시험관 아기가 아니었죠.
이들 부부의 정자와 난자는 시험관이 아닌 바로 샬레(실험용 접시)에서 수정됐기 때문입니다.
첫 시험관 아기에 대한 평가는 어땠을까?
루이즈의 탄생 장면은 유럽에 생중계됐는데요. 전 세계가 깜짝 놀랐죠.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인간이 태어났기 때문이죠.
시험관 아기 탄생을 두고선 뜨거운 논쟁이 일었습니다. 가축의 수태를 위해 활용되던 시술이 인간에게 적용된 것으로,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죠.
한편에서는 "세계 불임 부부들의 고민을 해결해 준 인류의 진보"라고 찬사를 보냈지만 다른 쪽에서는 "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비판했죠. 교황청은 "자연의 섭리에 반하는 근본적인 악"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죠.
에드워즈 박사는 불임 치료의 길을 연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엔 기사 작위까지 받았습니다. 스텝토 박사는 1988년 사망해 노벨상 대상에서 제외됐죠.
진 퍼디의 경우 세계 최초 시험관 아기 탄생에 크게 기여했지만 여성이란 이유로 끝내 공로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한편 루이즈는 2004년 결혼해 자연임신으로 두 아들을 낳았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첫 시험관 아기는 언제였지?
우리나라 첫 시험관 아기는 루이즈가 태어난 지 7년 후인 1985년 10월 12일 태어났는데요. 세계 10번째, 아시아 4번째 성공 사례였죠.
지난 4월 별세한 장윤석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서울대병원 시험관아기클리닉을 찾아 불임검사를 받은 끝에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은 결혼 4년 차 부부를 대상으로 시술해 쌍둥이를 태어나게 했습니다.
물론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체외 수정은 기형아 위험이 큰 무모한 시도'라는 세간의 오해가 있었는데요.
이런 편견은 국내 첫 시험관 아기였던 쌍둥이 남매가 별 탈 없이 자라면서 많이 누그러졌고 해당 시술이 보편화한 지금은 사라진 상태죠.
불임시술 또 어떤 게 있을까?
에드워즈 박사의 첫 시험관 아기 출산 성공 이후 아기를 갖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됐습니다.
잉여의 배아를 동결했다가 나중에 이식하는 배아 동결법, 미성숙 난자를 체외에서 배양해 성숙시킨 후 체외수정하는 방법, 정자를 미세 유리관에 넣어 난자 세포질에 주입해 수정을 유도하는 방법 등이 성공을 거뒀죠.
현재 시험관 아기와 인공수정 등은 수많은 불임 부모에게 아기를 갖는 기쁨을 주고 있습니다.
임동근 기자 정은지 인턴기자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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