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수행' 기조 깬 김대기 "저 누군지 아세요?"

이현미 2022. 7. 2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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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누군지 아세요? 하도 존재감이 없다고 해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1층 기자실에 깜짝 방문해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김 실장은 '비서는 말이 없다, 입이 없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데 취재진 앞에 선 계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저는 아직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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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협조보다 투쟁 많아 걱정
'비서는 말이 없다' 생각은 불변"

“저 누군지 아세요? 하도 존재감이 없다고 해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1층 기자실에 깜짝 방문해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김 실장은 “저를 위시해 장·차관들도 전문가들이 많다. 정치인보다 전문가들이 많다 보니 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게 있었는데 앞으로는 정무 감각도 가져야 한다”며 그간의 ‘그림자 수행’ 기조를 깨고 모습을 드러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이어 30% 초반으로 떨어지고 ‘참모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적극 소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실장은 지난 22일 윤 대통령이 장·차관 국정과제 워크숍에서 “국회가 대한민국의 두뇌 역할을 하는데, 국회하고도 소통을 많이 해 달라는 대통령 지시사항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이어 “예를 들어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도 국회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한다”며 “국회에서 세미나도 많이 열고 전문가들도 많이 만나서 소통을 하라는 주문”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야당과의 협치 방안을 묻자 “저는 9년 만에 다시 국정에 돌아왔는데 정치 상황이나 모든 게 사나워졌다. 서로 협조보다는 투쟁이 많아져서 걱정된다”며 “역사를 보면 임진왜란이나 정묘호란 등 대내외 환경 변화가 급격히 일어날 때 우리끼리 싸우면 파탄이 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결론은 경제가 제일 핵심이 아니겠느냐.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이런 곳에만 의존하지 말고 국방부는 방산, 국토교통부는 해외건설, 농업은 스마트팜 등 각 부처가 경제 살리기에 총 매진해 달라는 (윤 대통령의) 부탁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비서는 말이 없다, 입이 없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데 취재진 앞에 선 계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저는 아직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LCD론’을 거론했다. 김 실장은 “똑같은 TV 화면이라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소자 하나하나가 발광을 하지만, 액정표시장치(LCD)는 소자 하나하나는 발광을 안 하고 뒤에 백라이트가 있어 빛을 주는 역할을 한다”며 “비서실장은 백라이트 역할을 하고 장관들이 발광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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