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진, 유리처럼 투명한 태양전지 개발했다
건물 창문·차 유리 등 활용될 듯
일본 연구진이 빛을 잘 통과시키는 투명한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시야는 가리지 않은 채 건물 창문이나 자동차 유리, 스마트폰 화면 등에 태양전지를 끼워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일상 어디에서나 전기를 생산할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일본 도호쿠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가시광선 투명도가 79%에 이르는 새로운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광범위하게 쓰이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경우 가시광선을 거의 통과시키지 못한다. 이 때문에 최근 과학계와 관련 업계에선 태양전지의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나 유기 반도체를 이용한 연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물질로 만든 태양전지도 투명도가 70%를 넘지 못한다. 도호쿠대 연구진이 지금까지의 한계를 돌파하는 새 기술을 내놓은 것이다.
태양전지가 투명하면 일단 도시나 자연의 경관을 해치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문제가 풀린다. 빛이나 시야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동시에 중요한 장점이 생긴다. 우리 주변 어디서나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투명한 태양전지를 건물의 창문이나 전자기기의 전면 패널 등에 끼워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평범해 보이는 창문 유리로 전력을 만들어 집과 사무실의 전자기기를 작동할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햇빛에 노출시키는 것만으로도 배터리 충전에 의존하지 않고 게임이나 통화, 문자 메시지 송수신을 하는 게 가능하다.
자동차 유리에 이 태양전지를 장착하면 배터리 없이 자동차의 각종 전자장치를 작동할 수 있다. 기술 수준이 높아진다면 전기자동차의 동력을 이런 태양전지에서 일부 얻을 수도 있다. 연구진은 사람의 피부에도 태양전지를 붙일 수 있다고 봤다. 몸에 부착하는 각종 ‘웨어러블 전자기기’가 널리 보급될 때 이 태양전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이 투명도가 높은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었던 건 특수 처리된 인듐 주석 산화물과 이황화텅스텐 사이에 얇은 텅스텐 산화물을 삽입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 높은 전력 효율을 보이면서도 투명도가 높은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연구진을 이끈 도시아키 가토 도호쿠대 교수는 대학 발표자료를 통해 “새로운 태양전지를 넓은 면적으로 만들면 전압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설계 변경도 했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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