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 낮지만 세계 동시다발 유행은 처음..WHO 선제적 대응[원숭이두창 Q&A]

박은하 기자 2022. 7. 2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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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백신 접종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23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야외 진료소에서 원숭이두창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몬트리올 | AP연합뉴스
1만6000여명 감염…5명 사망
비상사태 선포 상황인지 논란
성소수자 낙인 효과 우려에
WHO 내 ‘선언 반대’ 많았지만
백신 부족 현상 등 영향 끼쳐

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현지시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원숭이두창이 어떤 질병이며 세계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WHO와 한국 질병관리청,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가디언 등의 외신을 참고해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감염 확산, 어느 정도인가.

“WHO에 따르면 전 세계 75개국에서 지난 22일까지 1만6016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최근 일주일 새 감염된 사람이 4056명으로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들어 확산세가 빨라진 것이다. 대륙별로 보면 유럽이 1만1865명으로 가장 많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2명, 나이지리아 3명 등 전 세계에서 5명이다.”

- 치명률만 보면 비상사태라 할 만큼 심각한가 의문도 든다.

“원숭이두창의 확산 정도나 치명률 등이 PHEIC를 선언할 요건을 갖췄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다. 이번에 비상사태 선언 논의를 위해 모인 WHO 긴급위원회 위원 15명 가운데 6명은 선언에 찬성했지만 9명은 부정적이었다. 반대한 위원들은 특정 집단 이외에는 감염 위험이 높지 않은데도 PHEIC를 선언하면 불필요한 공포심을 자극할 수 있으며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하지만 더 많은 국가로 확산하기 전에 전 세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PHEIC가 선언된 것으로 보인다. 찬성한 위원들은 소수의 여성 및 아이들의 감염 사례가 인간면역결핍(HIV) 바이러스 확산 초기와 유사한 데다 전파 경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PHEIC 선언을 통해 본격적인 조사와 차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대륙에 걸친 확산과 아프리카 국가의 백신 부족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감염은 어떻게 이뤄지나.

“사람 간 감염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는다. 호흡기 비말, 체액 등 병변 물질과 직접 접촉하거나, 오염된 의복이나 이불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한 경우 전파될 수 있다. 감염자와 밀접 접촉했다면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 최근 유럽에서 감염이 확산된 이유도 환자의 가족과 의료진의 감염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엔은 지난 5월 원숭이두창이 아프리카 주민과 성소수자 남성에게 급속도로 확산됐다고 전한 언론보도를 두고 ‘인종차별과 성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감염되면 증상은 어떤가.

“감염 초기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림프샘 종창, 피로 등의 증세를 보인다. 얼굴에서 발진이 생기기 시작해 생식기까지 퍼질 수 있다. 대부분 경미한 증세이며 몇 주 안에 완치되지만, 고령층, 임산부 등 면역체계가 약한 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네덜란드 연구진 분석에 따르면 감염에서 발병하기까지 잠복기간은 평균 8.5일이다. WHO는 일단 피부에 붉은 병변 같은 게 올라오면 만지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감염 의심을 보고하는 것을 권한다. 발열이나 가벼운 통증에는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해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

- 백신이나 치료제가 있나.

“WHO에 따르면 천연두 백신의 원숭이두창 예방률은 85%에 달한다. 영국과 미국에서 의료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됐지만 접종 대상을 확대하면서 백신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백신 부족은 아프리카에서 심각하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말 진단키트 및 백신이 부족하다며 선진국이 백신 사재기에 나서지 말 것을 요청했다.

- 원숭이두창 대유행이 과거에는 없었나.

“과거에도 국가 간 전파는 있었지만 국지적으로 이뤄졌다. 2003년 미국에서 아프리카로부터 애완동물을 수입하다 71명이 감염됐다. 2018년에는 나이지리아에서 발병했고 영국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하지만 원숭이두창이 여러 대륙에서 동시에 유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018년 발견된 바이러스보다 변이가 더 많으며 전파 속도가 빠르다고 알려졌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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