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들 "총경들 지키자", "나도 대기발령해라"
류 총경 법률지원 모금운동
“바로잡지 못하면 물러나길”
청장 후보자에 사퇴 촉구도
경찰 지휘부가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참석한 총경들에 대한 대기발령·감찰 등 강경 대응에 나서자 일선 경찰들의 반발이 격화하고 있다. 경찰 내부망에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24일 경찰 내부에선 일선 경찰이 쓴 ‘우리 책임도 크다’는 글이 회자됐다. 작성자는 “총경들을 인재개발원으로 모이게 한 데는 (경찰 내부망에서 총경들의 행동을 촉구해왔던) 우리 책임도 있다”며 “우리가 그들을 지켜줘야 한다. (중략) 그들이 허무하게 징계받지 않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이 작성자는 전국경찰서직장협의회(직협) 대표단을 향해 비상회의를 소집할 것도 촉구했다. 그는 “총경들이 징계를 당하고 직협이 위협받는 현실에서 (중략) 지금은 모두가 똘똘 뭉칠 때”라고 했다.
경찰 내부망인 ‘현장활력소’ 게시판에는 경찰 지휘부의 강경 대응을 질타하고 회의 현장에 참석한 총경들을 지지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작성자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경찰 조직 전체를 통솔할 리더십에 이미 큰 흠결이 생겼다.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통령만 바라보는 청장을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며 “대기발령을 정상 발령으로 바로잡을 용기가 없다면 스스로 물러나시길 촉구한다”고 썼다.
한 경찰관은 경찰 지휘부의 조치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 경찰은 내부망에 모금운동 계좌를 올린 뒤에 “류(삼영) 총경 등 향후 탄압받는 총경 법률지원 돕기 모금운동으로 우선 직무집행정지 관련 가처분 신청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전날 회의 참석 사실을 자진신고한다”거나 “저도 대기발령시켜달라”는 경찰 관계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도 “장관 오더에 후보자가 고개를 숙인 것” “들불이 일어났는데 물 한 바가지에 잡히겠냐” 같은 글이 쏟아졌다.
경찰 직협은 지휘부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25일부터 경찰청 앞에서 연다.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협 회장은 이날 통화에서 “지휘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취지의 성명서도 빠른 시일 내에 배포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안에 대한 전국(직협) 회장단 임시회의 소집 여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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