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총경 "우린 목 내놓고 하고 있다"

박지혜 2022. 7. 2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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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삼영 총경은 경찰청 수뇌부가 전국 경찰서장 회의 참석자들을 엄정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에 대해 "칼만 휘두르면 머리를 숙일 줄 아는 모양인데, 우리는 목을 내놓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된 류 총경은 24일 연합뉴스를 통해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다. 더 큰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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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류삼영 총경은 경찰청 수뇌부가 전국 경찰서장 회의 참석자들을 엄정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에 대해 “칼만 휘두르면 머리를 숙일 줄 아는 모양인데, 우리는 목을 내놓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된 류 총경은 24일 연합뉴스를 통해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다. 더 큰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찰 내부망에 대기발령 사태 관련 비판이 줄을 잇는 상황에 대해 “경찰은 (위에서) 윽박지르면 별다른 소리 못하고 주눅이 드는 사람들이었는데, 제가 일을 키우다가 대기발령되는 것을 보고 억눌렸던 것이 표출된 것 같다”라고도 했다.

지난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끝나고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결과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류 총경은 경찰국 신설 반대에 주도적으로 나선 데 대해선 “국가와 국민, 경찰에 중대하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30년 만에 바꾸는데, 아무런 논의도 없이 얼렁뚱땅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경찰력 장악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당초 내일(25일) 경찰청장 후보자와 만나 총경들 의견서를 전달하려고 했으나, 만남이 ‘부적절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다른 총경들과 향후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덧붙였다.

류 총경의 대기발령과 사상 초유의 회의 참석자 50여 명을 감찰한다는 소식에 경찰 내부가 들끓고 있다.

특히 경찰 내부망에는 “나도 회의에 참석했다”는 실명 글이 속속 올라오며 “나도 대기발령 하라”고 요구하는 등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익명 게시판에는 류 총경에 대한 인사 조치가 적절한지에 대한 투표도 이뤄졌는데, 투표 참여자 380명 중 96.1%에 달하는 365명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행안부의 경찰 통제 방안에 대해 집단 반발을 이어온 전국 경찰직장협의회도 서울역과 경찰청 앞에서 류 총경의 대기발령을 비판하는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편,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으로 35년 (재직한) 과거 경험으로 봐서도 부적절한 행위 아니었나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에선 아주 힘이 센 ‘청’이 세 개 있다”며 검찰청·경찰청·국세청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검찰청은 법무부 검찰국이 있고 국세청은 기재부 세제실이 관장한다. 경찰(청)만 없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과거 경찰청을 관할했던 부처가 없었던 대신 민정수석이 있었다며 “경찰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아주 힘이 세진다. 3개 청 중 어떻게 보면 힘이 제일 셀지도 모르는데 견제나 균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찰국 신설 반대 움직임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선 “기강의 문제도 있고 하니까. 경찰청과 행정안전부. 국무조정실에서 해야 될 사항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류 총경은 이달 초 사표가 수리된 김창룡 전 경찰청장과 경찰대 4기 동기이기 하다.

그는 부산지방경찰청 수사2과장, 부산 연제경찰서장, 부산 영도경찰서장, 부산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과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등 주로 부산에서 근무하다 올해 울산 중부경찰서장으로 발령 났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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