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규 위반 차량만 골라 '쾅'.. '5억대 보험사기' 덜미

경찰, 일당 92명 검거·3명 구속
렌터카 빌려 심야 시간에 범행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을 노려 고의로 사고를 낸 뒤 수억원대 보험금을 타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은 교통사고 보험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 92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주범 A씨 등 3명은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87회에 걸쳐 5억3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렌터카를 빌려 운전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심야 시간대 강남·노원구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사고 과실이 많은 진로 변경이나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접촉 사고를 냈다. 사고를 낸 후에는 잦은 사고 이력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보험을 접수해 보험사의 의심을 장기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주범 A씨 등은 “용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배달원이나 동네 선·후배 등 지인을 탑승자로 모집한 뒤 보험금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범행을 벌였다. 탑승자 역할의 공범들은 대부분 20대 초반 사회 초년생들로 차에 타고만 있어도 용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죄의식 없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급받은 보험금은 유흥비와 생활비 등으로 모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시민들은 교통사고를 가장한 보험사기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교통 법규를 준수하고, 고의사고로 의심되는 사고가 나면 블랙박스 영상을 준비해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