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시작 1년 반만에..中 "시진핑도 중국산 접종" 발표, 왜?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시진핑 국가주석 등 고위 당국자들의자국 백신 접종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중국산 백신 효력 및 부작용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고, 부스터샷(추가접종) 등 자국의 백신 접종률을 높여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등 시 주석의 방역 성과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쩡이신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부주임은 23일 기자회견에서 "현직 당과 국가 지도자들 모두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며 "이들이 접종한 백신은 모두 '국산'이라는 것을 매우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그들(당과 국가 지도자들)이 전염병 예방 및 방역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자국산 백신을 매우 신뢰한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쩡 부주임은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지도자의 이름, 접종 횟수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통상 중국에서 '당과 국가 지도자'는 부총리 이상 직책을 가진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시 주석, 리커창 중국 총리 등 7명의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도 포함된다.
블룸버그통신, BBC 등 주요 외신은 위건위의 이번 발표는 중국이 처음으로 시 주석 등 고위 당국자들의 백신 접종 소식을 알린 것이라며 국내외로 퍼진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로 해석했다.
중국은 현재 자체적으로 개발한 시노팜, 시노백 등의 불활성화 백신(사백신) 접종만 허용하고 있다. 사백신은 바이러스를 열이나 화학적인 방법으로 비활성화시킨 형태의 백신으로 비교적 안전하나 면역 능력은 화이자, 모더나 등 서방 제약사가 개발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백신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물백신'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난 2020년 하반기 각국 지도자들이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접종률을 높이고자 스스로 백신 접종 모습을 공개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시 주석의 백신 접종 상태에 대한 논평을 피해 중국 지도부마저 자국산 백신을 못 믿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울러 온라인에서는 중국산 백신을 맞고 백혈병, 당뇨병 등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쩡 부주임은 "중국의 코로나19 백신은 백혈병이나 당뇨병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3종(시노팜·시노백·콘비데시아)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고, 현재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중국산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튀르키예(터키), 세르비아, 캄보디아, 필리핀,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인도네시아, 페루, 칠레 등 30여 개국의 지도자들이 (중국산) 백신 접종에 앞장서고 있다"며 "(중국의 코로나19) 백신은 국제사회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위건위의 이번 발표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 기조가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그간 노년층의 낮은 백신 접종률을 앞세워 방역 정책을 완화할 수 없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번 지도부의 백신 접종 발표로 자국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노년층의 접종률이 오르게 되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명분이 생기게 된다.
위건위에 따르면 현재 중국 60~69세, 70~79세의 1~2차 백신 접종률은 각각 89%, 87%로 높은 편이나 80세 이상의 접종률은 61%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특히 80세 이상의 부스터샷 접종률은 38%에 불과하다. 한편 23일 기준 중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869명(무증상 782명)으로, 전날의 722명(무증상 594명)에서 다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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