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자 코로나 직전보다 3배 수준 급증.. 금리인상기 '빚 돌려막기' 빨간불
변동금리·일시상환식·단기대출 등 비중 높아
가계대출보다 금리 상승기 이자 부담 더욱 심각
추경호 "가계부채 구조개선 작업 속도감 있게 추진"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 가운데 여러 곳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 수가 코로나19 사태 직전의 3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24일 공개한 개인사업자 기업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개인사업자 차주 중 다중채무자 수는 38만2235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이었던 2019년 말(13만1053명) 대비 192%(25만1182명) 증가했다.
전체 개인사업자 차주 중 다중채무자 비중도 같은 기간 6%에서 12%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대출액 기준으로도 다중채무 증가세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다중채무자 부채총액은 올해 3월말 현재 183조1325억원으로, 2019년말(101조5309억원) 대비 80%(81조6016억원) 증가했다.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 총액 중 다중채무자 채무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1%에서 28%로 상승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일반 가계대출 대비 변동금리 비중과 일시상환식 비중, 단기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기 이자 부담 증가에 더욱 심각하게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진 의원은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커졌다”며 “자영업자를 위한 정부 차원의 금융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내년까지 예정된 안심전환대출이 차질없이 공급될 경우 은행권의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이 최대 5.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5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주택금융공사에 109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한국은행도 올해 12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도 정부와 한은은 총 4000억원 이상을 추가 출자해 가계부채 구조개선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심전환대출은 시중은행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가 고정금리로 갈아타게 해주는 정책금융상품으로, 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한다. 정부와 한은의 출자로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이 내년까지 안정적으로 공급되면 올해 5월 기준 77.7%였던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72.7%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게 추 부총리의 설명이다.
이날 회의에는 추 부총리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경제·금융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4일 조찬 간담회에 이어 20일 만이며, 비상 거금회의가 열리는 것은 지난달 16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특히 김주현 위원장 취임 이후로 새 정부의 경제·금융 수장들이 다 같이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 부총리는 “오늘 회의에 새로 취임한 금융위원장이 함께함에 따라 거시경제·통화·금융당국과 기관이 이제 ‘완전체’가 됐다”며 “앞으로도 거시·금융팀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을 갖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금리 상승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최적의 정책조합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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