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9억어치 불 탔다는데 잿더미엔 없어 '덜미' [보험실화, 놈놈놈 <1부> 나쁜 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처음에는 완벽한 사기에 가까웠다.
보험사기를 노린 A씨와 B씨는 2018년 2월 홍삼미(홍삼뿌리) 매매계약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보험사들은 남은 재에서 홍삼 성분을 발견할 수 없다고 결론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200kg 홍삼 저장창고 화재
보험사들 가입기간 짧아 의심
화재현장 남은 재 국과수 분석
연소잔류 많은 홍삼흔적 못찾아
고의로 화재낸 계획사기 발각
처음에는 완벽한 사기에 가까웠다. 완벽 범죄로 막대한 보험금을 탈 수 있었다. 계약 과정과 보험가입 시기 등 의심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았지만 사기라는 명확한 증거를 찾기 어려웠다.
보험사기를 노린 A씨와 B씨는 2018년 2월 홍삼미(홍삼뿌리) 매매계약을 했다. 충청남도 금산에 저온 창고를 소유한 A씨는 홍삼제조업자 B씨에게 홍삼미 7200㎏을 9억 2400만원에 사들였다. 계약금 3300만원을 주고 잔금은 3개월 뒤 갚겠다는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도 작성했다. A씨는 자신의 창고에 랩으로 포장된 150상자의 홍삼미를 사진으로 찍어 증거로도 남겼다. 그리고 그해 3월 초 새벽 3시 경 홍삼미가 저장된 창고에서 불이 났다. 창고에 보관된 상자는 모두 전소됐다.
이들은 6개 보험사에 보험료 지급을 요구했다. 보험사들은 의심했다. 보험가입 기간과 화재가 발생한 시점이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 A씨는 2017년 12월 29일~2018년 1월 12일까지 6개 손해보험사에서 총 16억원의 화재보험에 가입했다. 보장금액은 적게는 6300만원에서 많게는 5억원이었다.
사기 증거는 화재 현장의 타고 남은 '재'에서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보험사들은 남은 재에서 홍삼 성분을 발견할 수 없다고 결론냈다. 홍삼미 7200㎏이 탔는데도 현장에는 유독 재가 남지 않았다. 창고는 밀폐된 구조라 재가 바람에 날리기도 쉽지 않다. 당시 화재를 조사한 경찰과 소방관 모두 법정에서 "다른 화재 현장보다 재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화재보험협회 방재 시험연구원 역시 "연소가 이뤄지는 정도에 따라 각 물건마다 연소 잔류물의 양이 다르고 고체가연물의 경우에도 연소잔류물이 남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중에서도 홍삼미는 종이 박스와 비교할 때 연소가 이뤄지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연소잔류물의 양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종이박스의 연소잔류물이 상당 부분 남아 있음에도 홍삼미의 연소잔류물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와 B씨의 계약도 이상했다. 두 사람은 과거에 별다른 거래를 하지 않았는데도 9억원이 넘는 홍삼미를 사들이는 계약을 덜컥 맺었다. A씨가 홍삼미를 사들인 가격도 수상했다. 홍삼미는 1근(600g)에 보통 6만 2000원~6만 3000원에 거래되는데 A씨는 1근당 7만 7000원을 줬다. 게다가 A씨가 산 홍삼미는 검증기관의 검사도 받지 않았다. 검사받지 않은 홍삼미는 유통이 불법이라, 1근당 추가로 검사비용도 1만 5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재판부는 A씨가 적어도 3억4000만원 이상의 웃돈을 주고 홍삼을 샀다고 판단했다.
B씨의 재정 상태도 의심을 살 만했다. 홍삼미 7200㎏를 만들어 판매하려면 96~360t의 수삼이 필요하다. 수삼 가격만 15억~52억원가량 들어간다. 그러나 B씨는 신용불량자였다. 2020년 5월 대전지방법원은 이들에게 보험사기 혐의 등을 인정해 각각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허위의 매매계약서와 공정증서를 작성하고 창고 저장 사진까지 촬영해 두는 등 범행 방법과 수단이 치밀하고 계획적"이라며 "보험사기 범행은 피해자 보험회사뿐만 아니라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에게도 경제적 손실을 전가시키는 행위로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며 A씨와 B씨의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경애, 김학래 바람 폭로 "팬티 뒤집어 입고 향수 냄새 다르다"
- 대전시의회 부의장, 고향 논산서 숨진 채 발견
- 명태균 "김 여사, '남편이 젊은 여자와' 꿈…'대통령 당선' 감축 해몽"
- "EVA 성과급으론 안된다"…삼성전자 '술렁'[성과급의 경제학②]
- "이선균 협박한 女실장..강남의사와 마약파티"..결국 '철창행'
- 김민희, 뒤늦은 이혼 고백 "딸 홀로 키워…공황장애 앓아"
- 박지원 "한동훈, 尹부부 절대 안 변한다…미련 버리고 국민 뜻따라 결단하라"
- 故김수미, 아들 아닌 며느리 서효림에 집 증여…애틋한 고부관계 재조명
- 한가인 "첫키스는 유재석"…♥연정훈 놀랄 영상 공개
- 오븐 열었더니 19세女직원 숨진 채 발견…월마트 '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