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온 아들 안아주지 못한 치매 어머니..또 기약없는 '안녕'

김성진 기자 2022. 7. 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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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에 사는 한모씨(58)는 지난 2년 동안 매주 일요일을 기다렸다. 2020년 9월 요양원에 모신 어머니 유모씨(84)를 만나는 날이라서다. 3년 전 어느날 인천 강화도에 살던 어머니는 갑자기 쓰러졌다. 병원은 '치매' 진단을 내렸다.

처음엔 어머니를 집으로 모셨지만 어머니를 치료하고 보호하는 데는 요양원이 최선이라 생각해 요양원을 선택했다. 코로나19(COVID-19)가 퍼진지 반년 넘게 지난 시점이었다. 한씨는 "2~3달쯤 지나면 주말마다 어머니를 모시고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한씨는 일주일에 두번씩 어머니와 통화했고 매주 비접촉 면회를 했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를 만났다. 어머니는 아들을 안고 싶었다. 어머니는 요양원 관계자에게 "아들이 바로 앞에 있는데 왜 못 보게 하세요"라 물었다.

지난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보훈요양원에 비접촉 면회소가 다시 설치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재유행 때문에 최근 요양병원과 시설 접촉면회를 중단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뉴스1


지난 4월엔 기다리던 접촉면회가 허용됐다. 1년 반만에 마주한 어머니는 한씨를 두팔로 꼭 껴안았다. 한씨는 "어머니가 눈물 흘리시는 모습이 생생하다"며 "말로 그 기쁨을 어떻게 표현하겠나"라고 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한동안 허용하던 요양원 접촉면회가 다시 중단됐다. 한씨 어머니가 입원 중인 요양원도 지난 17일 중단됐다. 갑작스런 결정이었다. 한씨는 당시 요양원에 가서 면회가 중단된 것을 알았다. 한씨는 "마지막 면회일 거란 직감은 했다"면서도 "갑자기 통보받으니 눈앞이 깜깜했다"고 했다.

한씨는 머니투데이와 한 전화통화에서 "새로운 변이는 걸려도 증세가 감기처럼 약하다고 하지 않나"라며 "유행이 빨리 지나면 좋겠다. 그게 가장 큰 희망"이라고 했다.
3개월 전 오미크론 유행 때 풍경들...하나씩 돌아온다
24일 오후 3시쯤 시민들이 서울 동작구 낙성대공원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고 있다. 검사소 관계자는 이날 오후 1시부터 3시쯤까지 2시간가량 동안 시민 150여명이 다녀갔다고 했다./사진=김성진 기자.
24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만5433명이었다. 일요일 기준으로는 4월17일 이후 최고치다. 6월26일 6238명과 비교하면 한달 새 10.5배 늘었다.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 BA.2.75(켄타우로스)가 새로 검출됐다. 이중 BA.5는 지난 16일 기준 검출률이 47.2%여서 우세종(검출률 50% 이상)에 가까워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새 변이들이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하다고 분석한다.

방역당국은 8월 중 확진자가 10만명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유행은 8월 중순~말에 정점을 찍을 거란 분석이다. 정점에서 하루 확진자는 25만명쯤 될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확진자가 늘면 위중증자도 비례해 증가한다. 방역당국은 지난 20일 대책을 내놨다. 요양병원·시설에 허용했던 접촉면회를 금지했다. 또 △4000개 병상 추가 확보 △먹는 치료제 94만4000명분 추가 도입 등 방역 준비를 서두른다.

임시선별검사소도 기존 4곳에서 70곳으로 늘렸다. 재유행 영향으로 방문자가 점차 늘어난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스마트서울맵'을 보면 이날 3시쯤 검사소 30곳 중 두곳이 혼잡(대기시간 90분 이상), 세곳은 '붐빔'(대기시간 60분 내외) 상태였다.

서울 동작구 낙성대공원에도 검사소가 지난 22일 세워졌다. 검사소 관계자는 "첫날에 150명, 주말인 둘째 날에 300여명 이날은 1시쯤 열어 2시간 동안 150명이 다녀갔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쯤 검사소에는 시민 12명이 있었다. 확진자를 만났다며 손녀와 온 고령 여성, 이틀 전 입국했다며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으러 온 중국인 등이었다.

이모씨(51)는 전날(23일) 낮부터 목이 아팠다. 이날 아침 자가검사를 하니 '양성'이 나왔다. 이씨는 "어제 열이 39도로 올라 잠을 못 잤다"고 했다. 이씨는 "감기 수준이라던데 나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팠다"며 "나보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많이 아플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코로나19 재유행은 걱정이지만 '자율 방역'을 원한다고 했다. 택시운전기사 지모씨(67)는 "밤 6~9시 영업시간을 제한할 때는 죽을 맛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경각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모씨(49)는 "일상회복에 들뜨니 요즘은 실내에서 '이 정도 쯤이야'하고 해이해진 모습이 많이 보이더라"라며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마음 각자 조심하는 마음을 되새겨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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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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