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봄 발원' 튀니지, 대통령 권력장악 논란속 내일 개헌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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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혁명의 발원지인 북아프리카 튀니지가 대통령의 권력장악 논란 속에 25일(현지시간)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시행한다.
1년 전부터 이른바 '명령 통치'로 입법·사법·행정부를 무력화한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주도한 개헌안의 운명은 아랍권에서 드물게 민주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아온 튀니지 정국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사이에드 대통령의 명을 받고 초안을 만들었던 헌법위원회의 사데크 벨라이드 전 위원장마저 확정된 개헌안이 초안과 거리가 멀다며 공개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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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아랍의 봄' 혁명의 발원지인 북아프리카 튀니지가 대통령의 권력장악 논란 속에 25일(현지시간)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시행한다.
1년 전부터 이른바 '명령 통치'로 입법·사법·행정부를 무력화한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주도한 개헌안의 운명은 아랍권에서 드물게 민주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아온 튀니지 정국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민투표에 부쳐질 이른바 '새 공화국 개헌안'은 대통령에게 행정부 수반 임명권과 행정력 발동 권한을 부여했다. 대통령이 임명한 정부는 의회의 신임 투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개헌안은 또 대통령의 의회 해산권과 군 통수권, 판사 임명권도 명시했다.
대통령에게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와 사법부를 모두 통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개헌안에는 임기 5년에 1차례 연임이 가능한 대통령이 '임박한 위험'을 이유로 임기를 임의로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도 들어 있다.
정치인과 행정부 고위 관리, 판사들의 부패와 무능이 기존 정치 시스템을 훼손하고 있다는 사이에드 대통령의 인식이 개헌안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4년 제정된 헌법에 명시된 의원내각제 성격의 대통령제를 완전히 뒤엎는 헌법 개정안은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명백한 퇴보다.
아랍의 봄 시위 후 정국을 주도한 정당 정치에 반감을 느낀 일부 시민은 이런 개헌을 시도하는 사이에드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구원자'로 칭송하지만, 그동안 정국을 주도해온 정치권과 법조계는 그를 '독재자'로 규정하고 비판한다.
따라서 개헌안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지지를 보낼지, 투표 참여율이 얼마나 될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투표를 앞두고 수도 튀니스에서는 대통령의 독단과 대통령 주도로 마련된 개헌안에 반대하는 야권 주도의 시위가 열렸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전문가들도 개헌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 분석가인 하마디 레디시는 "2014년 헌법 채택 과정과 달리 이번 개헌안은 이해관계자들의 토론 절차가 생략된 채 몇주만에 급하게 마련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사이에드 대통령의 명을 받고 초안을 만들었던 헌법위원회의 사데크 벨라이드 전 위원장마저 확정된 개헌안이 초안과 거리가 멀다며 공개 저격했다.
일각에서는 아랍의 봄 혁명을 통해 민주주의가 시행된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는 경제상황이 개헌 투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튀니지는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대를 휩쓴 '아랍의 봄' 민중 봉기의 발원지다.
민중봉기로 독재자인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물러난 뒤 튀니지는 중동·북아프리카 아랍권에서 드물게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로 평가받았다.
2014년에는 종교의 자유와 남녀평등을 보장하는 내용의 새 헌법이 채택되었고, 그해 치러진 총선에서는 세속주의 정당이 이슬람 정당을 밀어내고 승리했다.
2018년 5월 지방선거, 2019년 10월에는 민주적 대통령 선거도 치렀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진전 속에서도 심각한 경제난과 극심한 정치적 갈등은 여전했고,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국민의 불만은 계속 쌓여왔다.
이런 가운데 헌법학자 출신인 사이에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히셈 메시시 전 총리를 전격 해임하고 의회의 활동을 멈춰 세웠다.
또 그는 사법부의 부패와 무능을 질타하면서 사법권 독립을 관장하는 헌법 기구인 최고 사법 위원회(CSM)도 해체하고 법관들을 임의로 해임하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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