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감소에도 이자이익 19조원..취약차주 지원 대책 더 나올까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지주가 금리 상승에 힘입어 올 상반기 19조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다. 한국은행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더 올리면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더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취약 차주(대출받은 사람) 지원과 관련해 금융지주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있어, 이들이 이자 이익 성장세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지원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19조원의 이자이익을 올렸다. 지주사별로 보면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5조4418억원, 신한금융은 17.3% 불어난 5조1317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의 이자이익은 4조1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고 우리금융의 이자이익(4조1033억원)은 23.5% 증가했다.
이자이익 성장에 힘입어 KB와 신한,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KB와 신한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7000억원을 돌파했고 하나와 우리금융도 1조7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거뒀다.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기준금리 및 시장금리가 올라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늘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분기 순이자마진은 전분기보다 0.07~0.12%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은 감소했으나 기업대출이 늘어난 것도 이들 은행의 이자이익을 키웠다. KB금융은 “가계대출은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상승으로 수요가 감소해 지난해 말 대비 2.5% 감소했다”며 “기업대출은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고 기업의 자금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지난해 말 대비 5.5%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대신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는 뜻이다.
현재 2.25%인 기준금리를 한은이 올해 연말 3%까지 인상하면 금융지주사들의 이자이익은 더 크게 불어난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주요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은 0.03∼0.05%포인트 뛰고, 이자 이익은 1000억원 이상 증가한다. 이태경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한은행의 경우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순이자마진이 0.03~0.04%포인트 상승한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의 이자이익이 당분간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지주사가 서민·취약차주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추가로 마련할 것인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 등 금융회사를 향해 취약차주 지원에 적극 나서라고 압박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나 취약차주 지원 정책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이자 이익에 대한 여론과 당국의 시선을 의식한 듯 지난 21~22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취약차주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소상공인과 금융취약계층 등 손님을 배려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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