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고점, 최악은 지났다"..美인플레 정점론에 설레는 시장
40여년 만에 가장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겪고 있는 미국에서 최근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휘발유와 곡물 가격, 해상 운송비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인플레이션 정점론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풀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통계와 경제 전문가들의 해석을 종합해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최근 진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올 6월 9.1%를 기록하며 시장을 뒤흔들었다. 지난해 5월 5% 수준이던 물가 상승률은 같은 해 12월 7%에 도달하더니 단숨에 9%까지 치고 올라갔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간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 통계가 9%를 찍은 직후 각종 경제 지표가 하락 전환하고 있다. 우선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휘발유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 전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중순 갤런(3.8L)당 5.02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날 기준 4.37달러로 12.9% 하락했다. 국제 상품 거래시장에서 옥수수 선물 가격은 지난달 중순 이후 27%, 밀 선물 가격은 5월 중순 이후 37% 각각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등한 해상 운송비도 진정세다. 글로벌 운송정보업체 제네타에 따르면 지난달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 서부 해안으로 가는 해상 운송비는 11.4% 하락했다. 해상 운송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망 대란 상황도 크게 개선됐다.
글로벌 투자정보업체인 에버스코어 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현재 시점에서 시장의 주요 지표를 종합해보면 지난달 미국 CPI 상승률 9.1%는 정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며 "통화 긴축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임금과 함께 상품 가격 책정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이 같은 변화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WSJ는 짚었다. 시장에서도 변화가 확인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미국 5년물 국채의 손익분기점 수익률은 지난 3월 3.5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최근 2.67%로 낮아졌다.
뉴욕증권거래소 등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거래소 기업인 ICE는 향후 1년 안에 CPI 상승률이 2.3%까지 떨어져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더라도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가 상승 속도가 줄었다고 치솟았던 물가가 단기간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미 대형은행인 웰스파고의 새러 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었다도 해도 현재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올 연말까지 고통스러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독일 투자은행(IB)인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안정되는 속도가 느릴수록 경기 하강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6월 CPI 발표 직후만 해도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현재는 지난달에 이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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