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분노"·이재명 "퇴행적"..野 '경찰청장 인청' 벼른다

이원광 기자 2022. 7. 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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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일명 '전국 경찰서장 회의'의 참석자들에 대한 경찰청의 징계성 조치를 비판하면서다. '공수교대' 후 첫 대정부질문을 하루 앞둔 우상호 당 비상대책위원장(4선·서울 서대문갑)이 "좌시하지 않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재명 의원(초선·인천 계양을)과 박용진 의원(재선·서울 강북을) 등 당권주자들도 한 목소리로 정부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경찰청을 관할하는 행정안전위원회 및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사안과 관련 본격적인 대여 공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상호, 尹대통령 겨냥 "평검사 회의는 되고 경찰서장 회의는 안되나"

우상호 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청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서장협의회를 만들고 경찰의 중립성을 논의하는 움직임에 대해 전두환 정권식 경고와 직위해제로 대응한 것에 대해 대단히 분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총경급 경찰관 190여명(현장 참석 56명)은 전날 오후 2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었다. 무궁화 화환을 보내며 동참 의사를 밝힌 총경까지 포함하면 360여명으로 전체 총경 중 60% 수준에 달한다.

이에 경찰청은 같은날 오후 8시쯤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에게 '울산광역시 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대기) 근무를 명한다'고 통지했다. 또 회의 현장에 참석한 총경 56명을 대상으로 감찰에 나섰다.

우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평검사 회의는 되고 검사장 회의는 되는데 왜 경찰서장 회의는 안 되나"라고 밝혔다. 이어 "이게 징계받을 사안인가"라며 "총경급 경찰서장들의 입을 묶는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시나"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달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박용진·설훈·강훈식 등 당권주자들도 한 목소리

당권주자들도 가세했다. 이재명 의원은 이날 오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4·19 민주혁명은 이승만 경찰독재에 대한 저항이었다.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1991년 내무부 소속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독립했다"며 "행안부의 경찰 통제는 이런 역사의 발전을 거꾸로 되돌리는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오전 SNS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경찰 장악을 위한 움직임은 민주공화국을 향한 폭거"라며 "조직구성원으로서 경찰들이 경찰국 신설에 찬반 의견을 갖고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총경들이 자기 시간인 주말에 자율적으로 모여서 논의한 게 대체 뭐가 문제인가"라고 꼬집었다.

특히 박 의원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등 과거 검사 시절 윤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최대 적수는 2013년의 윤석열 검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9년 전의 윤석열 검사라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조직에 대해 할 말 하지 않았겠나"라며 "낯부끄러운 자신과 싸움을 중단하고 경찰 조직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시라"고 했다.

설훈 의원(5선·경기 부천을) 역시 이날 SNS에 "이 회의에 대해 윤희근 경찰청장 직무대행(후보자)이 알고 있었고 (다음주) 월요일에 오찬하며 회의 결과를 듣기로 했다"며 "벌써부터 경찰청장 후보자가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직무대행의 권한을 이용해 경찰청을 통째로 윤석열 대통령의 발밑에 갖다 바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훈식 의원(재선·충남 아산을)은 전날 SNS에 "윤석열 정부의 경찰 장악 시도를 '반민주 행위'로 규정한다"며 "경찰이 국민이 아닌, 권력을 바라보며 자행했던 폭력적인 반인권 행위들을 다시 부활시키려는 것인가"라고 했다.

23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움직임에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리는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 안팎에 항의를 의미하며 전국 총경급 간부들이 보낸 무궁화 화분 400여개가 태극 모양 형태로 놓여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경찰국 '원점 재검토' 목소리…민주당 "청문회·행안위서 따진다"

총경급 경찰 간부들의 집단 행동이 현실화되고 정부 역시 '강 대 강' 대응에 나서면서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169석의 민주당은 국회 행안위 및 경찰청장 인사청문회 등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과 견제를 벼르는 가운데 당내에서 경찰국 신설에 대한 '원점 재검토' 목소리가 높아진다.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은 이날 "민생 치안 현장에서 애쓰는 경찰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대기발령 조치부터 중단하시라"며 "경찰과 국회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경찰 개혁 방안을 원점에서부터 논의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상민 장관은 류 총경을 인사 조치하고도 경찰국 신설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오해라고 우길 것인지 묻는다"고 밝혔다. 우상호 위원장은 "청문회에서 엄정하게 따지고 관련 상임위에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달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전국 직협 대표 등과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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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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