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출발한 국회, 내일 대정부질문부터 정면충돌 예상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국회 대정부질문이 25일부터 사흘 간 진행된다. 여야가 힘겨루기 끝에 국회 공백 53일 만인 지난 22일 후반기 원구성에 합의했지만 윤석열 정부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대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공화국’·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 사적 채용 논란 등을 공격하는 야당과 문재인 정부의 탈북어민 북송·‘알박기 인사’·부동산 정책 등으로 되받는 여당 간 강 대 강 충돌이 예상된다.
여야는 25~27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각 부 장관 등이 출석한 가운데 대정부질문을 한다. 25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를 시작으로, 26일 경제 분야, 27일 교육·사회·문화 분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은 “안보 문란·경제 위기 원인을 정확히 규명할 것”(박형수 원내대변인)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은 “어느 현안 하나 가볍지 않아 대정부질문이 매우 불꽃 튈 것”(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라고 24일 각오를 다졌다.
25일 대정부질문에서는 검·경 관련 현안과 문재인 정부 당시 북한 관련 사안이 집중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이었던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질의자로 나서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수장인 한동훈 장관을 상대로 검찰의 문재인 정부 수사, 검찰 편중 인사 등을 집중 제기할 방침이다. 경찰 출신인 임호선 민주당 의원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행안부 경찰국 설치 문제를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하태경·태영호 등 문재인 정부 대북 문제 관련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는 의원들을 질의자로 배치해 탈북어민 북송 사건·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의혹 제기에 나선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백현동 개발 사업 관련 이재명 민주당 의원(당시 성남시장) 관여 여부 등을 두고도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26일 대정부질문에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위기’에 대처하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야당의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정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이 법인세·종합부동산세 인하 등 “부자 감세”로 점철돼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낳았다는 점을 부각할 방침이다.
27일 대정부질문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보건복지부 장관 공석 사태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 음주운전·논문표절 등 의혹에도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향한 민주당의 사퇴 요구와 ‘알박기 인사’로 임명된 문재인 정부 공공기관장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퇴 압박이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가까스로 구성에 합의한 상임위원회도 쟁점이 수두룩하다. 최대 격전지는 위원장 자리가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넘어간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다. 국민의힘은 김도읍 위원장을 비롯해 정점식(간사)·박형수·유상범·장동혁·전주혜 등 위원 7명 중 6명을 판·검사 출신 의원들로 배치했다. 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앞장섰던 당내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 의원 5명(김남국·김승원·김의겸·이탄희·최강욱)과 박범계·박주민 의원 등이 배치됐다.
원구성 협상 장기화의 주된 이유였던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도 전운이 감돈다. 국민의힘은 경찰국 설치 문제가 걸린 행안위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을, KBS·MBC 등 공영방송 통제 시도 논란이 쟁점인 과방위에는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각각 배치해 윤석열 정부 사수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과방위원장에 강성인 정청래 의원을 배치했다. 민주당이 “북풍몰이”라고 반발하는 탈북어민 북송 등을 다룰 외교통일·국방·정보위원회에도 국민의힘에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권 대행 및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신원식·한기호 등 군 출신 의원이, 민주당에서 ‘투톱’인 우상호 비대위원장·박홍근 원내대표와 차기 당대표가 유력한 이재명 의원,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 등이 총출동한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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