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전자부품 '게임체인저' 격돌..조단위 '닥공'
MLCC·카메라모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효자
미래 먹거리 'FC-BGA' 동시에 점찍고 경쟁 격화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반도체 등 국내 전자부품 ‘2강’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 환경이 어렵지만 두 기업 모두 호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조 단위 투자를 이어갈 계획으로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24일 재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2분기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2조4627억원, 영업이익 36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소폭(0.5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1% 증가한 수치다. LG이노텍의 2분기 컨센서스 역시 매출액은 37.85% 늘어난 3조2497억원, 영업이익은 45.41% 개선된 2485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기의 경우 MLCC 사업이 양호한 실적을 낸 가운데 자동차 전장(전기장치)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테슬라에 자율주행 시스템용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LG이노텍은 글로벌 시장 1위인 카메라 모듈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카메라 모듈 최대 공급사인 애플이 아이폰 13 등을 판매한 데다 하반기 신제품 출시까지 앞두고 있어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가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동시에 점찍은 미래 먹거리는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 분야다. FC-BGA는 PC, 서버 등의 반도체칩을 메인기판과 연결하는 반도체용 기판으로 주로 PC·네트워크 등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사용된다. 향후 자율주행차 등에서 사용 가능한 전장 부문도 있어 점차 수요가 확장하는 추세다.
조 단위 투자를 예고한 두 기업 모두 하반기에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가는 이유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 온 두 기업은 FC-BGA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삼성전기는 FC-BGA 분야에 진출해 베트남과 부산·세종 등에 생산 거점을 마련한 상태다. 또 연내 서버용 패키지기판 양산 계획을 세우고 서버와 네트워크, 전장 등 하이엔드급 제품 확충에도 나섰다. 총 1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FC-BGA ‘초격차’를 위한 기반도 다졌다. 지난해 12월 베트남에 1조3000억원, 올해 3월 부산에 3000억원을 각각 투자한 데 이어 6월에는 국내외 사업장에 3000억원을 연이어 투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휴대폰, TV, PC 등 세트(완제품) 수요 및 판매 부진 속에 실적 둔화 우려가 존재했지만 차별화한 실적으로 부품 업종 호황을 증명했다”며 “특히 FC-BGA 중심 공급부족과 신규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다원 (d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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