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OMC 금리 0.75% 인상 유력..인플레와 침체 사이 '줄타기'

신기림 기자 2022. 7. 2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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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인플레이션과 침체 사이 아슬한 줄타기가 한창이다. 경제 성장이 계속 둔화하는 가운데 연준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리세션 리스크(침체 위험)가 커져도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인플레이션이 미국인들의 구매력을 끌어 내리고 있다. 휘발유부터 식품, 주택까지 오르는 가격에 생활비를 내기 위해 부업을 찾는 미국인들이 늘었다. 금리인상에 불러 일으킬 고통이 심해도 연준이 무조건 물가를 잡겠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문제는 연준의 통제 영역을 벗어난 변수들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리스크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멈출 기미가 없고 아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여전히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BoA "연준, 금리인상 서프라이즈 혐오"

연준의 통화정책결정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6~27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지난달과 같은 0.75%포인트(p) 올릴 것이 유력시된다.

블룸버그가 이달 15~20일 이코노미스트 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27일 금리가 0.75%p 인상이 가장 유력하게 나왔다.

6월과 7월 모두 각각 0.75%p씩 올리고 9월 0.5%p, 11월과 12월 각각 0.25%p씩 인상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금리가 2개월 동안 15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 오르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리는 폴 볼커가 연준 의장을 맡았던 1980년대 초 이후 최대폭의 금리인상이 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마이클 가펜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75bp보다)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을 원했다면 사전에 분명한 신호를 보냈어야만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연준 위원들은 FOMC 2주 전 시작되는 침묵기간 직전에 75bp 인상을 대부분 지지했다.

가펜 BoA 애널리스트는 "연준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시장에 충격을 주는 데에는 꺼리낌이 없지만 금리 인상으로 서프라이즈를 선사하는 것은 혐오한다"고 말했다.

◇침체 없이 물가 잡기 '연착륙' 가능할까

미국 실업률은 거의 역대 최저로 고용시장은 강력하지만 임금이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는 물가를 따라 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일년 전에 비해 9.1% 올라 40년 넘게 만에 최고를 다시 썼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더욱 고착화하거나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올라 더 큰 고통이 생기기 전에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결국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빠르게 많이 올려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연준 의장 출신의 재닛 옐런 재무 장관은 "(경기) 연착륙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술과 행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착륙이란 침체 없이 치솟는 물가를 안정화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해 막대한 유동성을 금융시스템에 쏟아 부었고 불과 몇 개월 만에 수 백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며 경제는 빠르게 회복했다.

하지만 연준은 거의 무방비상태로 인플레이션에 역습을 당했다. 미국인들은 통화 부양과 더불어 막대한 재정부양에 힘입어 자동차, 주택 등을 사들였다. 그 사이 공급망 교란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폐쇄가 산발적으로 이어지며 풀리지 않았다.

◇100bp 인상 가능성 열려 있다

결국 연준은 금리를 3월부터 25bp 인상하고 5월 50bp, 6월 75bp 끌어 올렸다. 금리인상은 자동차, 주택 매입은 물론 기업 활동 확대에 필요한 비용 부담도 커진다는 얘기다. 경제 전반의 수요가 식으며 지출보다 예금이 더 매력적이 되고 있다.

치솟는 물가를 빠르게 잡기 위해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100bp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00bp 금리인상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하지만 월러 이사 조차도 너무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피엣칼리지의 줄리 스미스 경제학 교수는 AFP통신에 "전체 인플레이션 그림이 아직도 너무 나쁘기 때문에 연준이 100bp 금리인상도 아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경제 지표를 보면 "그동안 내놓은 금리인상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그는 덧붙였다.

주택판매가 감소하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청이 급감하며 2분기에도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연준 위원들은 미 경제가 심각한 침체 없이 높은 금리를 견딜 정도로 충분히 강하다고 강조하지만 재무장관을 지냈던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연준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한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실업이 급격하게 늘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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