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수수료 정산 놓고 음악 저작권 단체 '몽니'.. "첫 달 100원 사라지나"
현재 정산 구조에선 유튜브만 유리..정부 개선 나서
음저협 반대로 5개월째 협상 지지부진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의 불똥이 음원 플랫폼 이용자들에게까지 튀었다. 구글에 줄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음원 플랫폼 업체들이 '첫 달 100원'과 같은 마케팅을 벌일 만한 여력이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음원 플랫폼과 창작자 사이 정산 구조를 개선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의 반대로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3월부터 멜론, 지니뮤직 등 5개 음원 플랫폼 업체와 음저협, 한국음악실연자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등 4개의 창작자 단체와 함께 음원전송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문체부 "구글 수수료 두고 플랫폼-창작자 정산율 개선 필요"
현재 규정에서는 플랫폼 업체가 이용자로부터 받는 요금에서 ①65%를 창작자 단체가 ②35%를 플랫폼 업체가 가져가고 있다. 65%는 다시 ③음반 제작자(48.25%)와 ④음악 실연자(6.25%) ⑤음악 저작권자(10.5%) 등으로 나뉘어진다. 플랫폼 업체는 카드사 수수료 등으로 5%를 내고 30%가량을 가져간다.
문제는 6월부터 구글에 내야 할 인앱결제 수수료가 생겼다는 점이다. 지금 구조에선 우선 플랫폼 업체와 창작자 단체의 몫을 나눈 뒤, 플랫폼 업체가 수수료를 정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에 구글에 줘야 할 인앱결제 수수료(매출의 15%) 전액을 플랫폼 업체가 부담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플랫폼 업체의 몫은 이용 요금의 30%에서 20%로 줄게 된다. 매출의 3분의 1가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지난달 멜론이 안드로이드 앱 내 이용권 결제 가격을 10% 인상한데 이어 지니뮤직도 오는 26일부터 5% 가량 요금을 올리기로 했다. 플로와 네이버 바이브 역시 이미 기존 대비 요금을 14~16% 인상했다.
이에 문체부는 음원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수수료 정산 구조를 제안했다. 플랫폼 업체의 부담을 줄여 요금 인하를 이끌어보겠다는 계획이다. 이용자로부터 받은 요금에서 먼저 전체 수수료(15%)를 떼 준 다음 플랫폼 업체와 창작자들의 몫을 분배하자는 것이다. 다만 창작자들의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해당 비율을 플랫폼 32%·창작자 68%로 조정했다. 이 경우 개정 전과 개정 후 플랫폼 업체들과 창작자들이 가져가는 수익은 똑같다는 것이 문체부의 계산이다.
현재 기준 유지하자는 음저협...플랫폼 업체 "마케팅 여력 부족"
하지만 음저협이 이 중재안을 반대하면서 협상이 5개월째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음저협은 현재의 구조를 계속 유지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현재 기준이 유지될 경우 음저협의 수익이 12.5% 늘어나는 만큼 중재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음저협 관계자는 "제시안을 받아들일 경우 창작자 측의 수익은 현행 규정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해 줄어들 것"이라며 "수많은 창작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하는 협회로서는 저작권자의 수익을 포기하는 제시안을 그대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음저협의 몽니에 피해는 이용자가 입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일부 음원 플랫폼 업체는 정부에 중재안 통과에 따라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경우 이용권 요금을 5%가량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현재의 정산 구조가 유지될 경우 국내 음원 업체들의 마케팅 여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첫 달 100원'과 같은 마케팅을 벌이기 어렵게 된다. 자칫 유튜브 뮤직이 그 빈틈을 파고들어 국내 시장을 장악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문체부 관계자는 "비율 조정이 안 될 경우 국내 플랫폼 업체 중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사업자가 나타날 수밖에 없어 상생을 요청하고 있다"며 "최종 합의가 안 될 경우 정부가 나서서 조치할 방안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앱결제 수수료 영향 없는 유튜브뮤직...1위 멜론까지 위협
한편 국내 음원 플랫폼과 경쟁하고 있는 유튜브뮤직은 구글이 모회사인 만큼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또한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와 결합 상품이라는 이유로 동일한 징수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유튜브뮤직이 창작자 단체와 개별 정산을 하면서, 국내 업체 대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유튜브뮤직은 1위 멜론까지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발표에 따르면, 5월 멜론의 월 이용자는 649만 명, 유튜브직은 586만 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만 해도 멜론의 이용자는 531만 명, 유튜브뮤직은 298만 명이었다. 1년 만에 두 서비스의 이용자 격차가 230만 명에서 63만 명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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