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난민' 급증하는데..美정부 대책은 미흡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후변화 여파로 미국에서도 허리케인, 산불 등 각종 재난·재해가 점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2020년 8월 4등급 허리케인 로라가 덮치고 채 회복하기도 전에 허리케인 델타가 6주 만에 강타하면서 이중고를 겪은 루이지애나주를 예로 들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민·노동자 떠나면서 도시 공동화.."재해 희생자 두 번 죽여"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기후변화 여파로 미국에서도 허리케인, 산불 등 각종 재난·재해가 점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2020년 8월 4등급 허리케인 로라가 덮치고 채 회복하기도 전에 허리케인 델타가 6주 만에 강타하면서 이중고를 겪은 루이지애나주를 예로 들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허리케인 강타 1년 후 이곳을 찾아 재건을 약속했지만, 그로부터 1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재난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 지역은 허리케인 로라 회복기금을 아직도 받지 못했다.
정부 지원 공백 속에 주민들은 길거리로 나앉을 처지가 됐다.
NYT는 미국 정부가 재난재해에 대응하는 행정처리가 현실에 맞지 않고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주로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비상 주거지와 집 수리를 지원하고 주택·도시개발부(HUD)에서 재해 복구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인 재건을 돕는 역할을 한다.
FEMA의 경우 피해자의 주거지가 수리될 때까지 임시 거주할 트레일러를 제공하는데 트레일러 설치·제거 비용과 체류 비용, 집수리 비용을 삼중 지원하면서 지원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남부 도시 레이크찰스에서 이미 트레일러에 살고 있던 한 주민은 허리케인으로 주거지가 파괴되자 정부가 지원하는 또 다른 트레일러에 살면서 자신이 소유한 트레일러를 수리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허리케인 로라로 집이 망가진 레이크찰스 주민 베티 스워프는 FEMA로부터 집수리 명목으로 900만원이 조금 넘는 돈을 받았지만 실제 수리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손발을 맞춰야 하는 관할 부처끼리 상호조정을 거치지 않아 생기는 행정 모순도 있다.
FEMA는 피해자에게 자체 제공한 임시 주거지에서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을 통상 18개월로 제한한다. 보통 주정부는 HUD로부터 회복기금을 그 이후에야 받고 집을 다시 세우기까지는 또 수년이 걸린다.
레이크찰스의 경우 허리케인 로라의 피해주택 재건을 위해 HUD 지원금을 올여름에나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FEMA는 재건완료가 가능할 리 없는 올 10월 말까지 트레일러에 살던 주민에게 퇴거를 통보한 상태다.
결국 비상용 주거지와 영구 거주지 간에 시간적 공백이 생겨버리며 재난 피해자는 길거리에 나앉을 처지에 놓이는 것이다.
지원이 늦어진 책임 일부는 관할 부처에 지원금을 뒤늦게 승인한 의회에 있다. 의회 승인이 떨어진 후에야 장기재건을 담당하는 HUD는 지출 규정을 정했고, 이후 루이지애나주 당국이 계획안을 제출하기까지 기다렸다가 이달이 되어서야 지원안을 비로소 승인했다.
바이든 정부는 의회에 일정 규모 이상의 재해에 대해 재난회복 보조금을 자동적으로 지급하고 영구적인 재원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지출이 쉬어지면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면서 이에 반발하고 있다.
NYT는 이처럼 당국의 지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모텔이나 트레일러 등을 떠도는 기후난민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사회 지형도 변모하고 있다. 영구 거주지가 사라지고 다른 선택지가 없으면 살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도시 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레이크찰스를 포함한 칼카슈 지역에서는 주민 20만명이 사는데 허리케인으로 8천~1만2천 세대가 파괴됐다. 살 곳이 없어진 노동자가 떠났고, 일손이 없으니 기업도 돌아오지 않았다. 현재 레이크찰스 주민은 5천명이 줄어 약 8만명이 됐다.
루이지애나가 지역구인 공화당 개릿 그레이브스 하원의원은 "재해 희생자를 (국가의 지원 미흡으로)두 번 죽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kit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지난해 사망한 아버지 냉동고에 보관"…40대 1년 만에 자수 | 연합뉴스
- 中지자체 "35세 전 결혼여성에 30만원"…네티즌 "너나가져" 조롱 | 연합뉴스
- "훔치면 100배 변상"…일부 무인점포, 도 넘은 '합의금 장사' | 연합뉴스
- 필라테스 강사 출신 배우 양정원, 사기 혐의 고소당해 | 연합뉴스
- 로제 '아파트' 영국 싱글차트 2위…"향후 상승세 기대"(종합) | 연합뉴스
- "잘못을 고백합니다"…'비빔대왕' 유비빔씨, 돌연 가게 접기로 | 연합뉴스
- 동료 수형자 폭행 20대 벌금 500만원…고통 호소하자 양말 물려 | 연합뉴스
- "전우 시신밑 숨어 살았다"…우크라전 '생존 北병사' 주장 영상 확산 | 연합뉴스
- 평창 스노보드 금메달리스트 화이트, 배우 도브레브와 약혼 | 연합뉴스
- "일어나 보이저" NASA, 우주 240억km 밖 탐사선 동면 깨워 교신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