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FDA 승인 국산 신약 나온다.. 그 주인공은?

이창섭 기자 2022. 7. 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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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K-신약 디스카운트⑤.끝

[편집자주]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은 전 세계적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세계 시장을 두드릴 만큼 도약했다. K-진단키트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돼 팬데믹 극복에 일조하고 있으며 한국은 미국과 영국 등에 이어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하지만, 신약 만큼은 세계 최대시장 미국의 문턱을 넘기가 여전히 어렵다. 미국에서 신약 허가 여론을 조성할 만한 현지 인적 네트워킹이 부족하며 허가당국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고유의 심사 '문법'에도 익숙지 못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개발 외적 문제로 신약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른바 'K-신약 디스카운트'다. K-신약의 미국 상륙 조건을 다시 점검해본다.

두 개의 국산 신약이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다린다. 한미약품의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이다. 둘 모두 기술수출돼 해외 파트너사가 임상 일부와 허가절차를 담당한 신약이지만 의미가 작지 않다. 그만큼 FDA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두 신약이 하반기 승인되면 이 경험을 발판으로 임상 전 과정과 허가까지 모두 한국 제약사가 소화해 미국 시장에 입성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는게 업계 관측이다.

우선 한미약품 롤론티스의 FDA 시판 허가가 오는 9월 결정된다.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으로 정해진 승인 심사 기한은 9월 9일이다. 업계에 따르면 FDA는 최근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방문해 실사를 마쳤다. 생산 공장 실사는 품목 허가 절차의 마지막으로 꼽히는 만큼 롤론티스의 미국 승인 가능성도 더 커졌다.

롤론티스는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다. 호중구 감소증은 백혈구 촉진제(G-CSF)로도 불리는데 항암 치료 중 감소한 백혈구 수치를 정상화하는 데 사용된다. 호중구 수치가 회복되지 않으면 다음 항암 치료도 지연된다. 이런 의미에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는 항암제는 아니지만 암 치료를 돕는 항암 보조제다.

롤론티스는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된 이후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8년 스펙트럼이 FDA에 바이오 의약품 품목허가(BLA)를 신청했다가 추가 자료 보완을 이유로 자진 취하했다. 이듬해 재도전했지만 FDA로부터 생산시설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보완요구서(CRL)를 받았다. 이후 팬데믹으로 생산시설 재실사가 지연됐고 지난해 8월 다시 CRL을 수령했다. 올해 3월 BLA를 다시 제출했고 네 번째 도전 만에 허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경쟁 약물로는 뉴라스타가 있다. 호중구 감소증 표준 치료제로 국내외에서 처방 1위를 기록하는 의약품이다. 전 세계 8조원 시장에서 70%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롤론티스에는 한미약품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인체 내 의약품 약효 지속 기간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앞선 임상 3상 시험에서 롤론티스가 뉴라스타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기에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포지오티닙은 미국 시장에 최초로 진출한 국산 항암 신약 타이틀을 노린다. 국내 제약사 항암 신약 중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은 아직 없다. 포지오티닙은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HER2 Exon 20' 삽입 변이 환자를 위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PDUFA에 의한 FDA 승인 심사 기한은 오는 11월 24일이다.

포지오티닙은 2015년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됐다. 스펙트럼은 'ZENITH20'이라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총 7개 코호트에서 진행되는데 코호트2 결과를 바탕으로 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했다. 90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2 연구에서 종양 크기 감소 등을 나타내는 객관적 반응률은 27.8%,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5.5개월을 기록하며 FDA로부터 패스트트랙(Fast Track) 지정을 받았다.

비소세포폐암에서 HER2 Exon20 변이 환자 비율은 2% 내외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한 해 약 3000~4000명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아직 허가된 비소세포폐암 HER2 Exon20 변이 타깃 치료제가 없기에 미충족 의료 수요가 있다.

또한 추가 임상으로 처방 대상을 확보할 여지가 있다. 포지오티닙 코호트4 임상은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3월 유럽종양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객관적 반응률이 41%로 집계되는 등 고무적인 기록을 나타냈다.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처방할 수 있는 1차 치료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지오티닙은 내년부터 판매를 시작해 5년 차인 오는 2028년, 약 2억 달러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FDA 신약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한 기업도 있다. GC녹십자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IVIG-SN) 10%에 대해 지난 3월 FDA로부터 CRL을 받았다. FDA가 오창 혈액제제 생산시설을 현장 실사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BLA를 재제출하면 FDA는 현장 실사 후 6개월 이내에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GC녹십자의 BLA 제출이 늦어지면서 연내 승인은 어렵게 됐다. GC녹십자 측은 허가와 관련해 FDA와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만 밝혔다.

지난 3월 메지온의 폰탄수술 환자 치료제 유데나필 FDA 허가도 불발됐다. 임상 3상 1차 평가지표 데이터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폰탄수술은 심실을 하나만 갖고 태어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외과 수술이다. 폰탄수술 치료제는 수술 이후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아직 전 세계에서 허가받은 약이 없다. 메지온은 추가 임상을 진행해 신약 도전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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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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