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득세 얼마나 줄어드나"..'최고 수혜' 는 연봉 1억 안팎 근로자

과표 4,600만∼8,800만원 구간서 세 부담 83만원 줄어
식대 비과세는 고소득자에 유리..대신 근로소득세액공제 깎아
"연봉 2700만원 넘는 모든 직장인 세금↓"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2022년 세제 개편안'으로 가장 큰 수혜를 누리는 계층은 과표구간 4,600만∼8,800만원에 해당하는 연봉 1억원 안팎의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금을 많이 냈으므로 돌려받을 것도 많은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들은 근로소득세액공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가장 높은 과표구간에 속합니다.

오늘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발표한 소득세제 개편안은 소득이 높을수록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소득세율 시스템에서 동일한 조건 변경을 가할 경우 기본적으로 고소득자의 감세폭이 더 커지게 되는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반면 세금을 내지 않은 면세자는 돌려받을 것도 없습니다.

소득세 하위 과세표준 변경(1,200만 이하→1,400만원 이하, 1,200만∼4,600만원 이하→1,400만∼5,000만원 이하)은 기본적으로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에 더 유리한 제도 변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표 1,200만∼1,400만원의 적용세율이 기존 15%에서 6%로 9%포인트, 4,600만∼5,000만원 구간의 적용세율이 24%에서 15%로 9%포인트 낮아지는데 소득이 작으면 이런 제도 변경을 충분히 체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과표가 1,100만원인 사람은 2개의 과표 구간 변경의 수혜를 하나도 입지 못합니다.

과표 1,200만원은 총급여 기준으로 2,700만원, 4,600만원은 7,400만원, 8,800만원은 1억2,000천만원을 통상 의미합니다. 소득세 하위과표 변경만 놓고 보면 총급여 7,400만원 이상인 근로자들이 동일하게 가장 큰 수혜(54만원)를 입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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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총급여액에서 아예 빠지는 근로자의 식대 비과세 한도 확대(월 10만→20만원)는 누진세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고소득자에게 더 유리한 제도 변경입니다. 늘어나는 식대 비과세 연간 한도 120만원이 각자의 한계세율 구간에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6% 세율이 적용되는 과표 1,200만원 이하 구간에선 세 부담 감소액이 7만2,000원에 그치지만 15% 세율이 적용되는 1,200만∼4,600만원 구간에선 18만원, 24% 세율이 적용되는 4,600만∼8,800만원 구간에선 28만8,000원, 35% 세율이 적용되는 8,800만∼1억5,000만원 구간에선 42만원으로 불어납니다. 최고 과표 구간인 10억원 초과 구간에선 세 부담 감소액이 54만원에 달합니다.

과표 변경과 식대 비과세 확대를 조합하면 결국 고소득자일수록 감세폭이 커지는 구조가 됩니다.

이를 차단하고자 정부가 제시한 아이디어가 총급여 1억2,000만원(과표 기준 8,800만원) 초과자에 근로소득세액공제를 30만원 줄인 것입니다. 총급여 1억2,000만원 초과자들은 과표 상향조정에 따른 세 부담 감소액이 54만원이 아닌 24만원이 되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4,600만∼8,800만원 과표구간이 이번 소득세제 개편의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됩니다. 총급여로 보면 7,400만∼1억2,000만원, 즉 연봉 1억원 안팎의 근로자를 의미합니다.

정부가 총급여 1억2,000만원을 기준선으로 근로소득세액공제를 줄인 이유에 궁금증이 쏠리는 가운데, 정부 안팎에선 총급여 기준으로 7,400만∼1억2,000만원 중간을 가를 마땅한 기준선이 없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쉽게 말해 전례가 없다는 겁니다.

대신 신용카드 소득공제 등에서 총급여 1억2,000만원을 고소득자로 규정하고 있어 고소득자의 기준선을 이것으로 준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재정지출과 달리 감세는 결국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이 혜택을 받는 구조가 된다"면서 "그러다 보니 중산층이 가장 혜택을 보는 구조로 설계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한편, 기획재정부는 소득세 하위 과세표준 2개 구간만 조정해도 누진세율 계산법에 따라 총급여 2,700만원(과세표준 약 1,200만원)을 넘는 모든 근로자·자영업자의 세 부담이 감소한다고 지난 22일 추가로 보도자료를 내 밝혔습니다.

이는 구간 변경이 적용된 특정 계층에만 감세 효과를 내는 것 아니냐는 오해에 대한 해명입니다.

현행 소득세는 누진세율 계산법에 따라 계산됩니다.

일례로 총급여가 8,000만원인 사람은 최종 과표가 속하는 4,600만∼8,800만원 이하 구간의 세율 24%가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과표 1,200만원 이하 구간에선 6%, 1,200만∼4,600만원 이하에선 15%, 4,600만∼8,800만원 이하 구간에선 24% 세율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이번 소득세 과표 조정이 기존 과표 1,200만원을 1,400만원으로, 4,600만원을 5,000만원으로 올리다 보니 이들 세율 구간을 포함한 과표 1,200만원 이상 근로자는 모두 혜택을 보는 것입니다.

정부는 과표 1,400만원(총급여 3,000만원)의 납부세액은 30만원에서 22만원으로 8만원, 과표 5,000만원(총급여 7,800만원)은 530만원에서 476만원으로 54만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과표 5,000만원 이상자는 세 부담이 일률적으로 54만원씩 감소합니다.

반면 납부세액이 '0원'인 과세미달자와 과세표준 1,200만원 이하자는 과표 개편의 수혜가 없습니다. 대신 식대 비과세 한도 확대, 월세세액공제율 상향, 주택임차차입금 소득공제 확대 등 다른 세제 개편의 혜택은 받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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