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2024년 다시 트럼프 시대..미국서 확산하는 '어대트' [이슈+]

조성민 2022. 7. 24. 09: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11월 중간선거 전 출마 선언할 듯
2024년 대선 가상 대결서 트럼프 44%·바이든 39%
바이든 지지율 30% 깨질 위기..부정 평가 60% 달해
고물가·고유가 등 민생·경제 위기 해결 못 한 탓 커

미국에서 ‘어대트’(어차피 대통령은 트럼프)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1월 예정된 중간선거 전에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민주당의 차기 대권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이 2년이나 남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밀리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에머슨대가 12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대선 가상 대결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39%)을 앞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AP연합뉴스
◆바이든 지지율 하락 이유는 고물가 등 경제위기

바이든 지지율 하락 이유는 물가 등 민생을 챙기지 못한 탓이 크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은 잇단 금리 인상을 감행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민심은 바이든 행정부에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9.1% 급등해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월 CPI 발표를 앞두고 발표한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치 8.8%보다도 증가 폭이 크다. 월간 CPI 상승 폭도 1.3%로, 전달(1.0%)보다 높아졌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지수 상승의 반 이상을 이끌었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1.6%나 오르면서 지난 5월보다도 7.0%포인트 상승했다. 그중에서도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9.9%, 전월 대비 11.2%나 올랐다.

미국 6월 CPI가 시장 전망치보다도 폭등하면서 연준이 이달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다시 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은 지난달 FOMC 회의에서 28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바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주유소에 유종별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30%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은 31%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60%에 달했다.

특히 미국인들은 경제위기의 책임자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목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 문제 대처를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로 가장 낮았다. 총기 문제 대응(32%)이나 외교 정책(36%),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40%) 등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여론전 시작한 트럼프… 민주당 “바이든 재선 출마 말아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4일 발간된 뉴욕 매거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출마 결정을 내렸다고 선언했다. 다만 출마선언을 올 11월 중간선거 전에 할지 지나서 할지 결정만 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출마선언을 일찍 하면 다른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출마를 단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후보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3%로, 2위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지지율(20.5%)의 두 배에 달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월 출마선언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간선거 이전에 출마를 선언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다시 한 번 트럼프를 상대하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부족하다는 여론이 민주당 내에서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발표한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원의 26%만이 바이든을 차기 대선 후보로 꼽았다. WP는 “현재로썬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선 후보) 1위지만,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입지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WP는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 가운데 바이든을 대신할 인물로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미네소타주) 등을 거론했다.

◆바이든도 트럼프도 싫다는 분위기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은 미지수이나, 미국인들은 두 대통령 모두 재선에 나서지 않길 바라는 모양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퀴니피악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71%가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민주당원의 54%, 무소속의 77%가 이같이 답한 것이 눈에 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출마도 원치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6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출마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다만 지지 정당별로는 공화당원이 27%, 무소속이 68%로,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선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덜 비호감’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펼쳐질 수도 있다.

퀴니피악대의 여론조사 애널리스트인 팀 말로이는 “(미국에서) 트럼프나 바이든의 재선에 대한 열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트럼프가 여전히 그의 기반(공화당) 내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