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엔 10만명의 우영우·영희가 있다..비진학·미취업 40% 달해
대학 진학률 20% 그쳐.."진학·진로에 다각적 지원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국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섰다.
고등학교 졸업자 가운데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20%로 전체 고등학생 진학률과 5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고, 고교·특수학교 전공과 졸업생을 통틀어 진학·취업을 하지 못한 졸업생은 40%에 육박한다.
24일 교육부의 '2022 특수교육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 현재 전국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총 10만3천695명으로, 작년보다는 5천500여 명 늘어났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2011년(8만2천665명) 8만명을, 2018년(9만780명) 9만명을 넘었다.
장애영역별로는 지적장애 학생이 5만3천718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자폐성장애(1만7천24명), 발달지체(1만1천87명), 지체장애(9천639명) 순으로 많다.
장애 학생 10명 중 7명은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다닌다.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 학생이 5만7천948명으로 가장 많고, 비장애 학생과 한 학급에서 같이 공부하는 일반(통합)학급 학생은 1만7천514명이다. 특수학교 학생은 2만7천979명, 특수교육지원센터 학생이 254명이다.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장애 학생이 특수학교에 재학하는 비율이 유 12.1%→초 19.3%→중 28.7%→고 31.5%로 높아지고 일반학교 특수학급의 재학 비율은 낮아진다.
특수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5.3명, 일반학교의 특수학급당 학생 수는 4.6명이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10개 장애인교육·복지단체가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김광백 장애인교육아올다 활동가는 "통합교육이 물리적 통합에만 그치고 교육과정·사회적 통합 교육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로 통합교육을 받던 장애학생들이 특수학교로 역통합하고 있다"며 "진정한 통합교육 실현을 위한 교육당국의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애 학생들은 비장애 학생들과 비교해 학교를 떠날 때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수교육 대상 고등학교 및 특수학교·학급 전공과 졸업생 9천378명 가운데 전공과·전문대학·일반대학교 진학자는 3천831명(40.9%)이다. 취업(1천843명)한 졸업생까지 제외하면 비진학·미취업자는 39.5%(3천704명)에 달한다.
고교 졸업자 6천762명만 따지면 진학률은 56.2%로 올라가지만, 대부분 전공과(특수학교 졸업자에게 전문기술교육을 하기 위해 특수학교에 설치한 1년 이상의 교육과정)로의 진학이고 전문대(7.7%)·일반대학(12.3%) 진학률은 20%에 불과하다. 전체 고등학교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2021년 교육통계 기준) 73.7%와 비교하면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고교 졸업자만 볼 때 비진학·미취업자 비율은 33.9%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처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전교 1등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국내 굴지의 로펌에서 일하는 것은 그야말로 현실과 거리가 있는 '드라마틱'한 설정인 셈이다.
손정아 장애인교육아올다 활동가는 6·1지방선거 토론회에서 "1995학년도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 실시 이후 꾸준히 장애인의 대학 진학은 늘어 왔으나 여전히 격차는 매우 크다"며 "진학 준비과정과 커리큘럼 역시 비장애인 학생 중심이라 (장애인에게는) 이중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종합평가 주요 평가 항목에 장애인 교육 분야 항목을 배치해 대학의 장애인 교육 전문성·책임성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현실적이면서도 긍정적으로 장애인을 그려내 호평받은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다운증후군을 앓는 등장인물 영희는 쉽지만은 않지만 카페에서 일하고 가족, 지인들과 소통하고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삶을 꾸려 간다.
장애 학생에게는 특히 더 학교가 사회로 나아가 자립해 살아갈 발판이 돼야 하는 만큼 진학·취업을 하지 못한 학생들이 지역사회 어디로 가는지 파악하고 특수교육부터 사회복지 체계까지 다각적으로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재경 아올다교육복지연구소 소장은 "장애아동들이 성인이 되면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살아가야 하는데 그 기반을 학령기에 학교에서 충분히 교육받고 있는지가 문제"라며 "특수교육, 사회복지, 국가가 각각 할 역할이 무엇인지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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