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불가사리의 천적 '나팔고둥'.."헷갈려 잡으면 안돼요"

최명신 2022. 7. 2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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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사막화' 불가사리 잡아먹는 유일한 천적
실내 장식용으로 인기..취타대 나팔로도 사용
나팔고둥, 2012년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
나팔고둥 보호 위한 주민 홍보·현장 계도 강화

[앵커]

'나팔고둥'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국내에 서식하는 고둥 종류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고 무늬가 아름다워 예로부터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요, 현재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보호종이라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보니 무단으로 채취하거나 유통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가 계도와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최명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홍도 인근 수심 20m 바닷속.

나팔고둥이 빨강 불가사리 옆으로 다가가더니 다리를 꽉 움켜잡습니다.

육중한 껍데기로 불가사리를 누르고 서서히 몸을 빨아들입니다.

나팔고둥이 불가사리를 섭취하는 데 걸린 시간은 3시간.

바다 사막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불가사리의 유일한 천적으로 하루에 한 마리 이상을 사냥합니다.

[조인영 /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선임연구원 : (나팔고둥은) 저서생태계의 포식자로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특히 불가사리류의 거의 유일한 천적이라고 볼 수 있어서 먹이사슬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나팔고둥은 패각 모양이 예쁘고 무늬가 독특해 예로부터 실내 장식용으로 인기가 많았고, 조선왕조 땐 궁중 악대인 취타대의 나팔로도 쓰였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채집과 연안생태계 오염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자 지난 2012년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됐습니다.

그런데 서식지인 남해안 일부 주민들이 나팔고둥을 소라와 헷갈려 무단 채취해 유통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거문도의 한 횟집에선 횟감으로 쓰이기 직전 발견돼 자연 방사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기적인 어민 간담회와 주요 서식지 주변 입간판 설치 등 대국민 홍보활동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정주영 /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해양자원과장 : 지역 주민들이 멸종위기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부분을 알고 있고요.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 팸플릿이나 포스터를 만들어서 배부하고…]

나팔고둥 서식지를 되살리고 개체 수를 복원하겠다는 목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YTN 최명신입니다.

YTN 최명신 (mscho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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