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날 듯 끝나지 않으면서 덥고 습한 날씨가 기승이다. 대부분의 초·중·고등학생들이 방학을 맞이한 요즘 더위를 피하기 위해 휴가지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하지만 서울 시내를 벗어나지 않고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시원하고 유익하게 여름을 날 수 있는 곳이 있다.바로 박물관이다.
머니S는 지난 15·17일 이틀에 걸쳐 서울 시내에 있는 박물관을 직접 찾았다. 방학을 맞은 자녀는 물론 연인이나 친구와도 방문하면 좋을 박물관을 소개한다.
━
국립중앙박물관… 국내 최고·최대
━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국립박물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서울 지하철 4호선과 경의중앙선 서빙고역에서 2번 출구 방향으로 걸으면 박물관 나들길에 도달한다. 길을 따라 걸으면 더위와 비를 피해 박물관 입구 바로 앞까지 갈 수 있다.
전시관 입구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신기한 전시품들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푼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방문한 날이 일요일이어서 박물관 내부에 관람객이 많았지만 공간이 넓어서인지 부산스럽거나 복잡하지 않았다.
박물관에서는 각종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박물관 구석구석 학생들이 모여 앉아 선생님의 해설을 들으며 학습지를 채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박물관이 좋은 점은 시원하고 유익한 데다 자녀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부모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강서구에 거주하는 A씨(40대·남)는 "집에서 박물관까지 다소 멀지만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오니 여행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다"며 "주말이라 애들을 데리고 어디로 갈지 고민이 많았는데 지인 추천으로 박물관에 와보니 시원하고 관람료도 무료인 데다 애들을 교육시킬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A씨 부부는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에 두 아들이 참여하는 동안 휴게공간에서 휴식을 취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내부에는 어린이 박물관과 국립한글박물관도 있다. 특히 한글박물관에는 어른과 아이가 어우러져 즐길거리가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았다. 또 근처에 서빙고 근린공원과 용산가족공원도 있어 박물관을 구경한 후 공원에서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뼈아픈 역사를 눈으로 느끼다
━
서울시 서대문구 서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지은 근대식 감옥을 보존한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이 있다. 일부 시설은 철거됐지만 현장 보존이 잘 돼있어 체험학습의 목적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다. 이 역사관은 소정의 관람료가 있다. 어른 3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는 1000원이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도 앞서 중앙박물관과 마찬가지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른과 아이 구분없이 참여할 수 있다. 역사전시관 내부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참혹했던 민족투사들의 수감·고문의 실태도 볼 수 있다. 밖에서 웃고 떠들던 아이들도 어둡고 무거운 전시관 안으로 들어오자 사뭇 진지해진 표정으로 관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일산에 거주하는 B씨(20대·여)는 "전시관을 둘러보며 평소 부족했던 애국심이 끓어오르는 걸 느꼈다"며 "우리 조상들이 당한 참상을 생각하니 분노가 차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이곳에 친구와 왔는데 역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하고 애국심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돼 좋은 시간이었다"며 "처음엔 밖이 너무 더워서 실내로 들어가보자는 생각으로 왔지만 막상 관람하다 보니 그런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
국립항공박물관… 대한민국 비행의 역사
━
서울시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근처엔 국립항공박물관이 있다. 서울 지하철 5·9호선과 공항철도가 다니는 김포공항역에서 도보로 1km 떨어져 있고 관람료는 무료다. 김포공항역에서 박물관까지는 역에서 지상으로 올라와 롯데몰·김포공항역 버스정류장에서 12, 50, 50-1번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 소요 시간은 15분.
박물관은 전시해설을 제공하고 지상·하 주차 공간도 넓어 차량으로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박물관에선 인류의 비행 시작과 대한민국의 비행 역사 등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또 실생활에서는 보기 힘든 각종 항공기를 실물로 볼 수 있어 가족단위로 관람하기 좋다.
박물관 내부엔 각종 항공기 전시 외에도 ▲블랙이글스 탑승체험 ▲조종관제체험 ▲기내훈련체험 ▲항공레포츠체험 ▲어린이공항체험 등을 통해 아동·청소년들이 비행에 대한 꿈을 현실에서 체험할 수 있다. 체험 예약은 현장에서 할 수 있다.
서울시 관악구에 거주하는 C씨(40대·여)는 자녀 2명을 데리고 이곳을 방문했다. 그는 "남편이 출근한 사이 방학을 맞은 애들을 데리고 나왔다"며 "주차도 편리하고 무엇보다 시원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또 "애들이 밖에서는 볼 수 없는 실제 항공기를 직접 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체험 예약도 현장에서 쉽게 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박물관 내부엔 대한민국 비행의 시초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인비행학교와 관련된 영상자료 시청실도 마련돼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조국 독립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한인비행학교를 세우고 빼앗긴 영토를 되찾으려 애썼던 애국선열의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이 박물관에선 1948년 대한국민항공사(KNA)의 출범을 시작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 건립 등 대한민국이 항공 강국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특히 시대별로 상세하게 전시돼 여러 세대가 같이 가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또 추억의 게임인 '갤러그'와 '1945'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오락실도 마련됐다.
[머니S 주요뉴스] ☞ "점심 한끼에 1만원?"… Z세대는 편의점으로 간다 ☞ [르포]"회사야 호텔이야"…직원 두발 뻗고 쉬게 하는 카카오 '아지트' ☞ 기아, 소형 SUV '더 뉴 셀토스' 출시… 2160만원부터 ☞ 주사 한방에 27억 치료제 졸겐스마, 8월부터 건보 혜택 ☞ "일단 상장하고 보자" 줄줄이 대기 중인 바이오 IPO ☞ 빚 돌려막는 다중채무자 449만명… 40~50대, 255만명 달해 ☞ 차량 출고 대기기간도 긴데 가격 인상까지… 속타는 소비자들 ☞ "여름휴가철 자동차 무상점검 받으세요"...어디로 가면 될까 ☞ 빅스텝 후폭풍 '은마'도 못 피하나… 호가 '1억' 이상 하락 ☞ 주춤했던 대출금리 '슬금슬금' 오른다… 빅스텝 영향 본격화
송혜남 기자 mikesong@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