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시승기]"놀랄 일은 크기 만이 아니다"..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
커진 차체만큼 넉넉한 적재용량 및 2·3열 공간은 강점
6.2리터 V8 가솔린 직분사 엔진 탑재…최고출력 426마력
차량을 수식하는 여러 단어가 있지만, '제왕'이라는 수식어를 단 차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제왕'으로 꼽아도 전혀 손색없는 차가 있다. 바로 캐딜락의 플래그십 SUV인 '에스컬레이드'다. 여기에 더욱 업그레이드된 이른바 롱휠베이스 버전인 에스컬레이드 ESV(Escalade Stretch Vehicle)라면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더욱 잘 어울릴만하다.
최근 캐딜락의 플래그십 SUV 에스컬레이드 ESV로 서울 도심 주행을 포함해 대전시와 충북 청주시에 걸쳐 있는 대청댐 일대를 돌아오는 왕복 약 350km를 시승했다.
지난 2월 출시된 에스컬레이드 ESV는 캐딜락 브랜드 내에서 가장 거대한 체격을 자랑한다. 육중하고 거대함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디자인 요소에 더해진 캐딜락의 감성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전면부는 높은 보닛 라인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캐딜락 특유의 크레스트 엠블럼은 프론트 그릴과 조화를 이루며 에스컬레이드만의 멋을 뽐낸다. 여기에 바(bar) 타입의 헤드라이트와 세로로 길게 그려진 라이팅 유닛도 캐딜락의 감성을 더한다.
측면부는 에스컬레이드 특유의 직선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문 손잡이 위를 지나 후면부까지 차량 중심을 가로지르는 라인은 압도적 길이의 에스컬레이드 ESV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길이감 자체만으로 다른 SUV를 압도하는 분위기다.
후면부 디자인은 박스 형태로 트렁크 공간을 유지해 에스컬레이드의 거대한 사이즈는 물론 볼륨감 있는 차체를 완성했다. 여기에 캐딜락 고유의 블레이드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로 멋을 살렸고, 차체 양끝에 달린 머플러 팁은 거대한 차체에 어울리는 강력한 힘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는 듯하다. 테일게이트는 창문과 트렁크가 나뉘어 열려 필요에 따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에스컬레이드 ESV는 기존 에스컬레이드에서 바디를 385mm 확장한 롱휠베이스 모델로 공간성을 대폭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모델 대비 385mm가 더 길어져 전체 길이는 5765mm에 달한다. 휠베이스만 3407mm다.
차체가 커진 만큼 적재 용량도 넉넉하다. 기본 적재량만 1175L(리터)에 3열을 접으면 2665리터, 2열까지 모두 접으면 4044리터까지 확장된다. 말 그대로 광활한 실내 공간을 자랑해, 차박이나 캠핑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에 부족함이 없다.
시동을 켜면 V8 엔진이 인상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에스컬레이드 ESV에는 신형 에스컬레이드와 같은 6.2리터 V8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출력 426마력, 최대 토크 63.6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10단 자동 변속기, 4가지 드라이빙 모드를 제공하는 첨단 4륜 구동 시스템(4-Wheel Drive System) 및 전자식 리미티드 슬립 디퍼런셜(Electronic Limited-Slip Differential, eLSD)과 조화를 이뤄 민첩한 주행 퍼포먼스를 선사한다고 캐딜락 측은 설명했다.
에스컬레이드는 거대한 사이즈만큼 공차 중량이 3톤에 육박하는 2885kg이지만, 결코 둔하거나 느리지 않다. 가속 페달을 밟고 출발하면 육중한 체구에도 부드럽게 나가는 걸 느낄 수 있다. 다만 정지 시에는 확실한 제동이 필요하다 차체가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다 보니 밀리는 느낌이 있다. 원하는 위치에 멈추고 싶다면 확실한 감속이 필요하다.
보닛이 높고 차체가 크다 보니 운전하는 데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타보니 앞선 생각과 달랐다. 안전보조 장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주차를 할 때는 물론이고 주행 중에도 옆 차선에서 달리는 차와 가까워지면 운전석 시트에도 진동으로 경고한다. 클러스터 화면에는 AR 카메라 기능이 있어 주행하는 앞부분을 볼 수 있다. 높은 차체로 범퍼 아랫부분이 안 보일 수 있지만, AR 카메라가 선명하게 시야를 확보해 준다. AR 카메라 외에도 기본적으로 전방, 측방, 오버헤드 등 다양한 방향에서 360도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 기능 있어 주차나 좁은 길 주행 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서스펜션은 전체적으로 단단한 느낌이다. 불규칙한 노면이나 요철, 과속방지턱을 시속 약 40km의 속도로 넘을 때도 진동이 어느 정도 전해진다. 고급 SUV지만, 세단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 느껴졌다.
넓은 차체만큼 탑승자에게 여유롭고 안락한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콘솔 박스는 에어컨을 작동하면 간이 냉장고로 사용할 수 있다. 성능도 아주 만족스럽다. 2열은 독립시트로 탑승자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2열 등받이 각도 조절이나 앞뒤 자리 배치를 위한 이동을 위해서는 자동이 아니라 직접 작동해야 하는 점은 의외였다. 3열은 성인 3명이 타기에는 조금 비좁을 수 있지만, 성인 2명과 아이 1명이라면 충분하다. 3열 레그룸도 좌석 자체 위치가 높아 전혀 불편하지 않다. 특히 3열 탑승은 2열 시트를 앞으로 제치고 탈 수 있어 오르내리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에스컬레이드의 강력한 성능과 다양한 공간 활용성은 차박 등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돼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프로드와 같은 거친 길을 거침없이 달리기에는 부담스럽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연회장을 찾은 옷차림으로 캠핑을 가는 느낌 같은 부담 때문이다.
에스컬레이드 ESV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적용해 1억6357만원이다. 캐딜락 측에 따르면 연비는 리터당 도심 5.8km, 고속도로 7.8km, 복합 6.5km다. 이번 시승을 통해 측정한 연비는 7.3km로 나타났다.
연비가 부담일 수 있겠지만, 에스컬레이드 ESV를 선택한 고객이라면 연비를 크게 신경쓰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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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승모 기자 cn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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