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발표 앞둔 보험사 희비.. 손보는 '역대 최대' 생보는 '수렁'

삼성·한화·교보 빅3 생보사 실적 악화
수입보험료 감소·금리 상승 영향
손보사는 차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순익 증가

올 2분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실적이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생보사는 수입보험료 감소와 금리 상승 탓에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 예상된다. 반면 손보사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 주력 상품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순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왼쪽부터)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현대해상, DB손해보험 사옥 전경./각 사 제공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생보사로 꼽히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모두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했거나,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상장사인 한화생명(088350)은 오는 29일, 삼성생명(032830)은 다음 달 11일에 각각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증권은 한화생명의 2분기 당기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한 456억원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시가 2분기에 약세를 보이면서 주력 사업인 변액보험의 보증손실이 약 1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변액보험의 투자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보험사는 위험보장에 따른 보증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생명의 2분기 당기순이익을 1409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766억원)와 비교해 약 45%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이란 게 현대차증권의 설명이다.

삼성생명의 이익 개선이 큰 이유는 즉시연금 충당금 2800억원이 반영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즉시연금 미지급 반환청구 공동소송에서 패소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바 있다.

교보생명 역시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악화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교보생명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2797억원으로 생보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44% 감소했다.

앞서 생보업계는 지난 1분기부터 악화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생보사 전체 당기순이익은 1조39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 감소했다. 생보업계 주력 상품인 저축성보험의 수입보험료가 감소했고, 금리가 상승하며 보유채권의 평가이익과 매매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 2분기에도 기준금리 상승으로 생보사들의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졌고,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예상됐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 생명보험사들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 요인은 신규계약 감소와 시장금리 하락”이라며 “제도가 어떻게 변하든 생명보험 이익이 금리에 민감한 구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이은현

손보사들은 실적 개선 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21일 실적을 발표한 KB손해보험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9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8% 급증했다. 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데다, 부동산을 매각해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대해상(001450)의 2분기 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31.7% 증가한 1615억원으로 예상했다.

BNK투자증권은 메리츠화재(000060)도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7% 늘어난 207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DB손해보험(005830)은 전년 동기 대비 8.3% 성장한 2549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메리츠와 DB손보 모두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 밖에 다음 달 12일 실적을 발표하는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000810)는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318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망했다.

손보사들의 순이익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교통량 감소 ▲'안전속도 5030′ 시행 ▲불필요 입원 방지 등의 효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감소한 덕이다. 손해율은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지급한 보험금을 차감한 수치로, 손해율이 내려갈 수록 보험사들의 이익은 커진다.

자동차보험료 수입은 연간 20조원 규모로 손보사 수입보험료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9~81%인데,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자동차보험의 평균 손해율은 80.4%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정태준 연구원은 “경기 둔화로 손해보험 시장 역시 신규계약이 감소하고 있지만, 생보업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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