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곡물 수출 타결, 식량난 다소 '숨통'.. 변수 남아
[앵커]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흑해로 수출하기 위한 협상이 최종 타결됐습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막혔던 곡물 수출길이 마침내 열리게 되는 건데요.
하지만 합의 직후 러시아가 또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마냥 안심할 순 없어 보입니다.
홍수진 기잡니다.
[리포트]
우크라이나 곡물 95% 가량을 수출하던 흑해 일대, 러시아는 침공 직후 이곳을 봉쇄했고, 우크라이나는 기뢰를 설치해 맞섰습니다.
전장으로 변한 항구엔 밀과 옥수수 등 2천5백만 톤이 묶였고, 밀 가격은 50%까지 폭등했습니다.
전쟁 다섯 달이 지나서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가 질질끌던 곡물 수출 재개에 합의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사무총장 : "이번 합의는 전 세계를 위한 것입니다. 파산 위기에 처한 개발도상국과 기아 위기에 놓인 취약 계층에 구원이 될 것입니다."]
합의에 따르면 오데사 등 3개 항구에서 곡물을 싣고 출발한 배는 이른바 '안전 항로'로 운항한 뒤 튀르키예에 세워질 공동 조정센터에 들릅니다.
여기서 무기 적재 여부 등 전반적 관리를 거친 뒤 곡물을 각 국으로 실어나르게 됩니다.
이번 합의는 120일간, 넉 달간 유효하고 연장도 가능합니다.
[우크라이나 농민 : "기반시설을 최대한 재가동하고 육로와 철도까지 합하면 (전쟁 전과 같은) 한달 약 6백만 톤 수출이 가능합니다."]
극적인 타결 소식에 미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밀과 옥수수 가격은 하락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밀 수입이 많은 아프리카 기근에도 다소 '숨통'이 트일 걸로 보이지만, 전 세계 식량 수급 상황이 당장 나아지진 않을 거란 전망입니다.
[스티븐 플린/미 노스웨스턴대 교수 : "좋은 합의입니다. 하지만 실제 곡물이 시장으로 이동하고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여기에다 CNN은 러시아가 합의 직후인 오늘 오데사 항구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로켓 등 2억7천만 달러의 무기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는 등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곡물 수출 합의 직후, 러시아에 대해 합의를 신속하고, 중단없이 이행하라며 압박했습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고석훈/자료조사:안소현
홍수진 기자 (nod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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