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고용 증가" vs "대기업만 혜택".. 법인세 인하 효과 두고 논쟁 격화 [세종픽]
"재정 여력 떨어뜨려 복지 재원만 축소" 반박도
윤석열정부 첫 세제개편안이 지난 21일 공개된 가운데 ‘법인세’를 두고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25%까지 올렸던 최고세율을 22%로 낮추고, 중소·중견기업(매출액 3000억원 미만)에 10% 특례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번 법인세 개편 효과를 두고 예측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양한 실증연구와 ‘저명 학자’의 연구까지 인용, 법인세율 인하가 향후 기업 투자 여력을 높여 고용을 늘리는 등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의 예측이 ‘장밋빛’ 전망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리인상 등 각종 대외악재가 겹쳐 기업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은 현 시점에서 법인세 인하는 재정 여력을 떨어뜨려 복지 재원만 축소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증적으로도 다양한 연구가 법인세 인하 효과를 증명한다고 기재부는 덧붙였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법인세 평균 실효세율이 1%포인트 인하될 경우, 투자율은 0.2%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기재부는 또 법인세율 3%포인트 인상시 투자와 고용이 각각 0.7%, 0.2%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도 0.3% 줄어드는 효과를 유발한다는 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도 법인세율 인하의 효과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외국 사례도 거론했다. 지난 4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법인세율 인하 전후의 2년 평균 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미국(2018년)과 프랑스(2016년)에서 유의미한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지금처럼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한 이명박정부 당시 법인세율 인하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 기재부는 “(그것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기인한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한 2010년 이후 설비투자와 고용이 대폭 늘어난 바 있으며, 이는 법인세율 인하의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견해를 반박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복합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서민·취약계층의 민생 안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법인세 인하가 과연 지금 시점에서 적절한 처방이냐는 것이다. 지난 2016년 국회에서 열린 ‘법인세 관련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김유찬 홍익대 교수는 정부 설명과 달리 이명박정부의 법인세율 인하(25%→22%)가 결과적으로 기업의 유보소득의 증가를 가져왔으며 투자를 유인하는 효과는 보여주지 못했고, 경제성과도 역대 어느 정부보다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법인세 인하로 2008~2012년 5년 동안 36조원의 조세수입만 감소됐을 뿐 기업 투자 증진 효과는 미미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당시 “법인세라는 요인은 기업이 주목하는 투자적지 결정요인에서 매우 후순위”라면서 “오히려 법인세율은 개별 기업이 아니라 대주주와 국내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외국자본 측에서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와 같은 대리인들의 관심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세제개편안을 통해서도 법인세 세수는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전년 대비 기준으로 법인세수는 6조8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올해를 기준으로 누적치를 계산해 보면 향후 5년 간 약 28조원 정도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윗집男 칼부림에 1살 지능된 아내”…현장 떠난 경찰은 “내가 찔렸어야 했나” [사건 속으로]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39만원으로 결혼해요”…건배는 콜라·식사는 햄버거?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