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곡물수출 합의 뒤 오데사 공습..중부 도시에도 미사일(종합)

김태규 2022. 7. 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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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 4자 합의 하루 뒤인 23일(현지시간) 수출 항구가 있는 남부 오데사를 겨냥해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합의로 흑해 봉쇄 5개월 만에 어렵사리 우크라이나 곡물수출 길이 열리게 되면서 식량 위기에 숨통이 트였다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합의 자체가 무산된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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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러, 합의 미이행 우려 현실로…오데사항에 미사일 4발 발사
우크라 "러시아, 한 손엔 협정 체결…다른 손으론 미사일 쏴"
중부 키로보흐라드에 미사일 13발 발사…3명 사망, 9명 부상

[크레멘추크=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레멘추크에서 시민들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연기가 솟구치는 쇼핑몰을 지켜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13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2022.06.28.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러시아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 4자 합의 하루 뒤인 23일(현지시간) 수출 항구가 있는 남부 오데사를 겨냥해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수출 선박의 통행 안전을 보장키로 한 러시아가 하루만에 합의를 파기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합동조정센터 설립으로 곡물 수출 화물선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4자 합의 구상도 무용지물이 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군 남부 작전사령부는 이날 페이스북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군이 이날 오전 11시께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 인근 기반시설에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며 "4발 가운데 2발은 격추됐고, 나머지 2발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올렉시 혼차렌코 오데사주 지역 의원도 텔레그램 채널에 "오데사 항구에 주변에 폭발이 있었고, 화재가 발생했다"며 "러시아 군은 한 손으로는 계약을 체결하고 다른 한 손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유엔·튀르키예 4자 대표는 전날 세계 식량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흑해 수출을 재개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합의안에는 ▲우크라이나 항구 3곳 개방(오데사항·피브데니항·초르노모르스크항) ▲이스탄불 합동조정센터(JCC) 설치 및 화물선 안전보장 ▲러시아산 곡물·비료수출 허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합의로 흑해 봉쇄 5개월 만에 어렵사리 우크라이나 곡물수출 길이 열리게 되면서 식량 위기에 숨통이 트였다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합의 자체가 무산된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도발 시도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합의 준수를 보장하는 것은 유엔과 국제 파트너들의 책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오데사( 우크라이나)=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을 당한 오데사의 시민들이 대피하는 뒤에서 포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합의 이행을 신속히 이행하고, 중단이나 방해 없이 진행하기를 기대한다"고 했었다.

한편 러시아 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중부 키로보흐라드주(州) 지역에 13발의 미사일 공습도 감행했다.

안드리 레이코우비치 크로보흐라드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군이 우리 지역의 철도 시설을 겨냥해 13개의 미사일 공습을 퍼부었다"며 "이번 공격으로 아군 1명을 포함한 최소 3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 당했다"고 밝혔다.

레이코우비치 주지사는 "군 분석에 따르면 13발의 미사일은 러시아 군의 전략폭격기 투폴레프 Tu-22 M3에서 발사됐다"면서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5발과 공대지 대함미사일 Kh-22 8발을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명 '백파이어'라 불리는 투폴레프(Tu-22 M3)는 러시아의 장거리 전략폭격기다. 지난달 중부 크레멘추크시 쇼핑몰을 타격할 때도 해당 투폴레프 전폭기에서 공대함 순항미사일 Kh-22을 발사한 것으로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평가한 바 있다.

러시아 군이 타격한 키로보흐라드 외곽에는 우크라이나 공군이 운용하는 카나토보우 군비행장을 비롯해 철도역 등 각종 인프라 시설이 밀집해 있다. 러시아 군은 지난 5월에도 키로보흐라드 카나타보우 비행장을 공습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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