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유충 사과" 17일 만에야 고개 숙인 홍남표 창원시장
경남 창원 진해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홍남표 창원시장이 23일 대국민 사과했다. 유충이 발생한 지 17일 만이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5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시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수돗물을 깨끗하게 잘 관리해야 할 시정의 책임자로서 시민 여러분께 불편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유충 발생 초기 단계에 정보 전달이 늦은 점도 거듭 사과 말씀 드린다”고도 했다.
그는 유충 발생 원인과 관련해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 유입된 유충을 걸러내는 물의 생산 공정과 공급 과정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해 현재 민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며 “추후 특별조사위원회를 통해 원인 진단 결과를 투명하게 발표해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유충 발생 원인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물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번 석동정수장 유충 발생 사태를 계기로 향후 밝혀질 원인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물 관리 전반의 구태의연한 행정과 낡은 시스템을 확 뜯어고치겠다”며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수돗물 공급을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근본 대책으로는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 ISO22000 국제 인증 획득을 추진할 계획이다. 홍 시장은 “정수, 생산, 급수, 수도꼭지까지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을 도입해 믿고 마실 수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완전히 혁신하겠다”며 “예산을 들여서라도 물 만큼은 식품에 준해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홍 시장이 수돗물 유충과 관련해 직접 브리핑을 열고 대시민 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해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석동정수장에서는 지난 7일 오전부터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 그러나 창원시는 8일 밤에야 이같은 유충 발생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늑장 공개라는 비판이 일었으나 당시 홍 시장이 아닌 안경원 제1부시장이 사과에 나섰다.
안 부시장은 지난 9일 브리핑을 열고 “시민 생활과 밀접한 수돗물로 인해 걱정과 불편을 안겨드린 점, 유충 발생 사실 전파가 늦어진 점 등에 대해 시민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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