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저격수' 김경율 "이재명 '사법리스크' 8월에 드러날 것"
"하나은행도 핵심 관계자..국회로 불러 따져야"
(시사저널=박성의·조문희 기자)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는 일이다. 정말 나쁜 X들이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는 지난 19일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의 핵심 관계사인 '화천대유'와 관련해 쓴웃음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계사는 붉게 상기된 얼굴로 "(화천대유에) 자료를 요청하면 '픽픽' 웃으면서 '당신한테 자료를 왜 줘야 하냐'고 반문한다"며 "해명이라도 제대로 하면 이렇게 화가 나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대장동 저격수' 김 회계사가 다시금 '저격'을 준비하고 있다. 김 회계사는 경기 성남시에 설치된 '시정 정상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위촉돼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전 자료를 재검토했다. 김 회계사는 이 과정에서 화천대유뿐 아니라 화천대유와 컨소시엄(성남의뜰)을 꾸린 하나은행의 '이상 행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 회계사는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이재명 의원의 '재산 내역'에도 의문스러운 점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 시사저널TV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유튜브 생방송 《시사톡톡》 패널로 참여한 김 회계사는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변호사비 대납,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이 8월 중순부터 본격적 수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때면 (이 의원에 대한) 여론의 향배가 바뀔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음은 당시 생방송으로 진행된 김 회계사의 일문일답이다.
'대장동 사건', 지금 어느 정도 실체가 드러난 것인가.
"성남시장 인수위원회에 참여했고, 20일 임기가 종료된다. 너무 아쉽다. 특별위원회 위원이었음에도 화천대유, 성남의뜰 임직원들이 자료를 주지 않았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려달라.
"내가 먼저 화천대유 측에 대면해 얘기하자고 연락했다. 만나서 '(소명 자료를) 가져오셨냐'고 물었는데 빈손으로 왔더라. 열이 받았다. 여러 의혹이 제기됐고 수사도 이뤄지고 있지 않나. 화를 내니 '픽픽' 웃더라. 우리가 왜 자료를 당신에게 줘야 하냐며 나갔다."
정확히 어떤 자료를 요청한 건가.
"의혹이 많다. 사례를 하나 들겠다. 성남의뜰이 2018년, 2019년, 2020년 대규모 이익이 난다. 그런데 갑자기 2021년에 손실이 난다. 건설업 회계의 단일 프로젝트에서는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해가 이익이 나는데 네 번째 해는 손실이 날 수가 없다.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말이다. 자동차처럼 (제조업은) 안 팔리면 손실이 날 수 있지만, 건설업은 특성상 갑자기 그럴(손실이 날) 수 없다. 그래서 그 이유를 댈 수 있는 회계 자료를 요구한 것이다."
자료는 충분치 않더라도, 구두로라도 소명했을 것 같은데.
"논밭이던 대장동 일대를 편평화 하는 작업의 초기 도급 금액으로 잡힌 게 1000억이었는데 2021년 10월에 갑자기 1500억원으로 늘어났다. 상식적으로 길게 잡아야 편평화 작업은 2017년 정도면 끝나는데 이걸 2021년도에 포함시켰다. 갑자기 비용 500억원이 늘었다. 아파트 단지가 다 지어지고 말이다. 근거가 불투명하다."
'숫자'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건데. 관련해 당시 감사 의견은 따로 없었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들어가면 성남의뜰 감사보고서 공시를 열람할 수 있다. 2021년 감사보고서가 깨끗하다. 의견거절이다. 의견거절이라고 하는 것은 회계법인이 '이 재무제표에 대해 우리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험지로 치면 80점, 20점도 아니고 점수를 못 주겠다는 것이다."
'의견거절'이 나왔는데, 성남의뜰 내 이사회는 아무런 후조치가 없었나.
"이 의견거절 재무제표에 대해서 이사회가 열렸다. 그러면 회계법인이 문제 제기하고 있는 것을 해소해야 하지 않나. 성남의뜰 이사회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추천 이사 1명, 하나은행 측 1명, 화천대유 추천 이사 1명, 이렇게 3명이 결정짓는다. 그런데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이걸 하지(문제삼지) 않고 그냥 승인한다. 화천대유도 문제지만 하나은행의 조치도 황당한 것이다."
하나은행도 '대장동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의견으로 들린다.
"내가 국회의원이면 (국정감사에) 하나은행장 불러서 '성남의뜰 재무제표 의견거절 나왔는데 왜 승인했냐'고 따질 것이다. 참 심각한 문제인데, 국회의 태도도 참 의문스럽다."
국회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건을 파헤쳐야 한다는 것인가.
"국회 정무위에서 더 (잘못을) 집어줘야 한다. 의원의 힘은 막강하다. 의원들이 먼저 (의혹 관련해) 자료를 요청하면, 내가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반대다."
'대장동 사건'과 별개로 이재명 의원에 대한 의혹도 제기하는 모습인데.
"2010년 이후에 줄곧 공직에만 계셨던 분이다. 2017년 재산 신고 때까지는 현금은 0원이었던 분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3억이 생겨났는지 이것도 밝혀내야 한다. 주식을 매각하고 나면 증권 계좌 예수금으로 남아있는 게 관례다. 주식을 팔았다고 무슨 현금이 생긴단 말인가."
김 회계사가 의문을 제기한 대목은 이 의원이 지난 2021년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3억2500만원의 현금을 보유했다고 신고한 것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당시 이 의원은 5억원 규모의 재산신고 변동 사안과 관련해 "제가 주식을 많이 하는데, 주식 매각 후 현금으로 가지고 있던 돈"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떳떳하다'는 입장이다. 당권에 도전했는데 '사법리스크' 실제 있을까.
"난 회계사다. 정치에 대한 식견은 부족하다. 다만 현재 이 의원에 대해 진행되는 각종 부패 수사는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대장동, 성남FC, 변호사비 대납,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의혹, 이런 것들(수사 결과가)이 8월 중순에서 말, 이때 정도면 나올 것이다. 그 때면 여론의 향배가 바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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