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경찰국 신설' 반발 사상 첫 총경회의
[앵커]
다음 달 2일 경찰제도 개선안이 시행되면 행정안전부 안에 경찰국이 생깁니다.
경찰 조직의 핵심인 총경급 경찰관들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사상 처음으로 모여 반대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황윤태 기자!
사상 첫 총경 회의가 오늘 처음 열리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총경급 경찰관 4백여 명은 오늘(23일) 오후 2시 충남 아산에 있는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사상 첫 총경 회의를 엽니다.
이번 회의는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이 내부망에 글을 올려 제안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요.
어제 류 서장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경찰국 신설은 경찰 역사를 30년 퇴보시키는 일이라면서 경찰은 국민에게 충성하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총경 회의에서는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 및 경찰지휘규칙 입법예고안에 대해 총경급, 그러니까 경찰서장급 경찰관들의 의견이 모일 예정입니다.
전국에 배치된 총경급 경찰관 580명 가운데 4백30여 명이 SNS 대화방에서 회의 취지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장 참석하는 총경급 경찰관은 40여 명 안팎이지만, 대부분은 화상 회의 플랫폼으로 참석할 계획이라, 규모는 더 커질 거로 보입니다.
충남과 먼 곳에 떨어진 지역에서 회의에 참가하는 총경들은 대부분 이날 휴가를 내고, 오전 일찍 출발한 상황인데요.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 직장협의회 간부들이 회의를 응원하겠다며 '응원 버스'를 빌려 함께 출발한 상황입니다.
4시간 정도 진행될 거로 보이는 이날 총경 회의에서는 우선 행안부가 내놓은 경찰 통제 방안에 대한 법률적인 쟁점을 놓고 토론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행안부 권고안을 대체할 수 있는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대안,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한 논의가 오갈 계획입니다.
총경급 경찰관들은 회의가 끝나는 대로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입장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앵커]
오늘 회의에 참석하는 총경급 경찰관들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총경급 경찰관들은 대부분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경찰 직장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경찰국 반대 목소리가 나왔을 때, 총경급 경찰관들이 함께 움직여 달라는 목소리가 많았는데요.
실무를 책임지는 핵심 인력인 총경급 경찰관들이 집단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면, 파급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찰 안팎의 시선입니다.
또 취임 전부터 내부 비판을 받고 있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윤 후보자도 전날 총경들에게 서한문을 보내 대우조선해양 노사 분규와 코로나19 재확산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라면서 신중한 판단을 요구했습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총경 회의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다음 달 2일 출범하는 경찰국 신설 방안에 경찰 핵심 인력인 총경급 경찰관까지 집단으로 반발하면서, 갈등 봉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거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황윤태 (hwangyt264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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