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읽기]전문채굴기 없이도 채굴하는 코인은

주동일 2022. 7.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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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골드, 일반 컴퓨터 GPU로 채굴 가능
2017년 가상자산 광풍이 몰아친 이후 5년이 지났으나 관련 정보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관련 정보를 마주친다 해도 어려운 기술 용어에 둘러싸여 있어 내용을 파악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백서읽기에선 한 주간 주요 거래소에서 주목받았던 코인을 선정해 쉽고 자세히 풀어드리겠습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초창기 가상자산(코인) 시장에선 일부 가상자산들이 자신들만의 강점으로 '탈중앙화'를 내세웠다. 탈중앙화란 말 그대로 중앙 관리 기구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국가에서 발행한 법정화폐와 달리, 초창기 가상자산들은 전 세게 곳곳에 퍼진 많은 이들이 관리자(노드)로 참여해 특정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지난 한 주 동안 거래소 업비트에서 이더리움클래식(ETC)에 이어 두번째로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비트코인 골드 역시 세계 첫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의 탈중앙화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코인이다. 특수 장비를 갖춰야만 코인을 채굴해 노드로 참여할 수 있게 된 비트코인과 달리, 일반 컴퓨터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로 채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트코인 운영하면서 골드 새로 만들어

비트코인 골드는 2017년 10월 24일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해 등장한 코인이다. 하드포크란 블록체인 서비스 업데이트의 일종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존의 서비스를 개선하는 업데이트(소프트포크)와 달리, 하드포크는 기존 서비스는 그대로 두고 아예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쉽게 말해 비트코인은 계속 운영하면서, 비트코인 골드를 새로 만든 것이다.

사실 비트코인 하드포크는 비트코인 골드 전에도 있었다. 바로 같은 해 8월 탄생한 비트코인 캐시(BCH)다. 당시 비트코인은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각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가 늘어났고, 거래 처리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러자 중국의 일부 채굴업체들은 비트코인의 각 블록에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늘리자는 안을 내놨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하드포크해 블록당 저장 용량을 기존 1MB에서 8MB로 대폭 늘렸다. 이후 비트코인 캐시에서 거래 속도를 더 높인 '이캐시', '비트코인SV' 등이 생겨나면서 비트코인을 실질적인 거래수단으로 활용하려는 흐름이 거세졌다.

반면 비트코인 골드는 결제 수단보다는 탈중앙화된 화폐로서 비트코인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당시 홍콩의 일부 채굴업자들은 2015년쯤부터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전문적인 채굴기(ASICs·에이식스)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기존엔 일반 가정용 컴퓨터의 GPU로도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었지만, 채굴을 위해 풀어야 하는 연산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져 전문 기기를 사용해야만 하게 된 것이다.

전문 채굴기 없이 누구나 채굴

비트코인 골드는 일반 가정용 컴퓨터로만 채굴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에이식스 등 전문적인 채굴기로는 가상자산을 캐낼 수 없다. 실제로 비트코인 골드 홈페이지엔 "비트코인 골드는 전문 채굴기 없이 일반적인 그래픽 처리 장치로 채굴할 수 있는 가상자산"이라는 설명이 나와 있다.

이어 "에이식스는 일부 거대 사업자들이 채굴을 독점하게 만들지만, 일반 그래픽 처리 장치를 통한 채굴은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상자산의 독립성과 탈중앙화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의 탈중앙화와 이용자 간 연결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비전 제시도 눈길을 끈다. 홈페이지는 "그래픽 처리 장치를 통한 채굴 방식은 전 세계의 개인들에게 보상을 제공한다"며 "비트코인이 갖고 있었던 연결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탈중앙화라는 비전만으론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대다수의 가상자산이 거래 플랫폼 구축이나 결제 서비스,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호재 없어…투자시 유의

이러자 비트코인 골드는 탈중앙화에 더해 결제 수단이라는 기능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데이터 정보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비트코인 골드는 거래 처리량을 높이는 결제 프로토콜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도입해 거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또 비트코인 골드 페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원활한 가상자산 결제와 송금을 지원하고 있다. 비트코인 골드 페이는 낮은 수수료와 빠른 거래 처리 속도, 11개 법정화폐 지원을 앞세워 최근 1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골드의 가격 상승 요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비트코인 등 일부 가상자산의 가격이 소폭 상승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올랐을 것이란 추측만 나오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회복세가 계속될 것이란 확신이 어려운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주동일 (vap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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