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40대 남성 '실형'..피해액 1억1080만원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현금수거책 역할을 담당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9단독(판사 이재욱)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8)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수금 건당 15만~20만원의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 역할로 합류했다.

조직원들은 지난해 10월12일 피해자 B씨에게 전화해 시중은행 직원으로 소개한 뒤 “당신이 대환 대출을 받으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기존 대출금을 즉시 상환하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며 “은행 직원을 보낼 테니 현금을 전달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고 속였다.

A씨는 이틀 뒤인 10월 14일 서울 강서구 한 병원 앞에서 B씨를 만나 현금 4500만원을 받은 뒤 조직에 전달했다.

A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조직원들과 공모해 피해자 2명으로부터 1억1080만원을 받아 조직에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므로 사기의 고의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 재판부는 A씨의 주장 일부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씨가 가담한 이 사건은 다수가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기망한 보이스피싱 범죄로, 죄질이 좋지 않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A씨는 현금수거책 역할을 담당했고, 상당한 규모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확정적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으로 인해 취득한 이익은 편취액에 비해 크지 않은 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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