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내몰린 이준석과 박지현..지지율 상승 '아이러니'[국회기자24시]

박기주 2022. 7. 2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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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중징계 후 전국 돌며 당원과 접점 늘려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 안철수에 오차범위 밖 우세
'당권 도전 좌절' 박지현, 6개월 만에 차기 당권 지지율 3위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양당을 대표하는 청년 정치인들이 거취가 안갯속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지지율은 높아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을 내친 기성 정치인들의 판단과 일반 여론의 괴리가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강원도 춘천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SNS)
‘중징계’ 이준석, 안철수에 오차범위 밖 우세

이 대표는 지난 8일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에서 ‘6개월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은 뒤 여의도에서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대신 이 대표는 전국 현장을 찾는 것을 택했습니다. 자신의 ‘서진(西進) 정책’에 대한 의지를 대변하듯 SNS를 통해 광주 무등산 등반 소식을 알린 그는 전국을 돌며 당원들과 만나고 있죠.

창원과 부산, 춘천 등에 디어 전북 전주에서도 당원 모임을 갖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 대표와 만난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기도 하죠. 이 대표가 이미 전국의 당원을 만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기 때문에 충청과 대구 등 다른 지역에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질적인 윤리위 징계 사유를 떠나 이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정치적 견제로 징계를 받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지지 기반을 다지는 행보로 해석됩니다. 실제 그는 여전히 SNS를 통해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기도 하죠.

이러한 전략이 먹힌걸까요. 차기 국민의힘 대표 적합도를 묻는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 뉴스’ 의뢰로 지난 16일~18일 진행한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25.2%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 안철수 의원(18.3%)와의 격차는 오차범위(±3.1%p)밖이었죠.

이러한 지지세는 지역과 연령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29.1%), 부산·울산·경남(26.1%), 강원·제주(44.4%) 등 ‘윤핵관’들의 지역구가 포함된 곳에서도 다른 후보들을 여유 있게 따돌렸고, 호남(29.0%)에서는 유일하게 두자릿수 지지를 얻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18~29세에서 33.1%를 기록하며 압도적 지지를 받았고, 보수정당의 핵심 지지층은 60세 이상에서도 26%로 1위를 차지했죠.

이 대표에 대한 징계가 마무리되고 경찰 수사에서도 이렇다할 결론이 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차기 당권까지 가져갈 동력도 충분해 보이는 대목이죠. 이 대표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인물이 없다면 차기 전당대회에 나갈 수 있다”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었습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당권 도전 좌절’ 박지현, 6개월 만에 차기 당권 지지율 3위

박 전 위원장은 말 그대로 ‘광야’에 나왔습니다. 당대표 출마가 좌절된데다 앞서 한 민주당 강성 지지자 유튜버가 박 전 위원장의 자택을 영상을 통해 공개하면서 집에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죠.

그는 자신의 출마 시도 자체가 민주당의 혁신을 위한 행보였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데일리를 포함한 언론사 인터뷰나 SNS를 통해 향후 민주당이 나가야할 방향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계속해서 전하고 있죠.

2022년 당권 도전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여론은 박 전 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박 전 위원장은 8.8%를 기록 이재명 의원(33.2%)과 박용진 의원(15.0%)의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한 시점부터 정치권에 발을 들인지 약 반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지지율은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만연한 정치혐오 풍토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묻자 “내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하기도 했는데요. 현재 정치권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의지는 확실해 보입니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이 대표와 박 전 위원장은 각각 자신의 소속 정당 기성 정치인들에게 견제를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민심은 조금 생각이 다른 것 같은데요. 과연 이 둘의 정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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